해외주식 주간거래 중단에도 '서학개미' 환율 복병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주간 거래가 중단되면서 낮시간 환전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해외 투자 추세가 지속되는 만큼 여전히 환율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은 우려해야 할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또 순대외금융자산이 급증한 데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진정된 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데 따른 환율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16일 한국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보관금액은 지난 12일 기준 1천600억8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거주자가 매수한 후 한국예탁결제원에 맡긴 외화증권 규모다.
2024년 투자 금액은 지난 2023년에 총 723억1천2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12일 기준 올해 미국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총 1천124억5천200만달러로, 미국 채권은 116억6천5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 8월 이후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이같은 해외투자에 다른 낮시간대 환율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예상됐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2019년 3월부터 미국 주식 거래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환율 변동과 일관되게 같이 가지는 않는다"며 주식 거래 증가 속도와 환율이 비슷하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9일 발표한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중단 영향과 시사점'보고서에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거래 중 미국 주식거래가 95%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19개 국내 증권사는 2022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미국 주식 주간거래시장을 운영하는 블루오션(Blue Ocean) ATS를 통해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5일 표준시간 오후 2시25분 이후 체결된 거래들이 일방적으로 일괄 취소되면서 잠정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거래가 최근에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환율 상승세를 이끌 정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낮시간에는 해외주식 거래가 없어 개인의 주식자금의 환율 영향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는 주로 밤시간대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의 미국 주식 거래는 이미 환전된 상태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환율에 큰 영향을 준다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비스 중단으로 고객 주식거래 편의성 감소가 있지만 그 정도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외환시장의 달러-원 환율 거래가 새벽 2시까지 연장되면서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에 밤시간대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언급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밤에 환율이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환전해놓기도 하고, 일부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사게되면 그 다음날 환율로 결제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이 상승하는 장이면 증권사들의 환전 수요 커버 물량이 겹치면서 더 올라갈 수 있다"며 "만약 해외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더 많아지면 환전 수요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역내외 투자자들이 투기적 움직임으로 한꺼번에 국내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경우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전망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달러-원 환율과 관련한 투기적인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순대외금융자산이 GDP 대비 50%에 육박하고, 환율이 올라가면 대외 자산 규모가 늘며, 외채 구조는 더 좋아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펀더멘털 우려가 컸지만, 현재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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