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잠재성장률 하락, 저성장·저물가 진입 우려…당장은 아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한다면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향후 1~2년 내에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한은은 18일 물가설명회 '팬데믹으로부터의 교훈과 향후 저물가 기조 가능성 점검' 자료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석달 연속 1%대를 기록하고 있다. 10월은 1.3%였고 지난달도 1.5%에 불과했다. 한은은 이 같은 낮은 물가상승세에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1.9% 수준으로 목표 수준 부근에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1~2년 내에는 1.8~1.9% 성장이 예상돼 저인플레이션 국면 진입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처럼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1% 부근에서 머물렀고,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2018년 이후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정치 불확실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환율 상승이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유가 하락과 경제 심리 위축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은 주요국보다 빠르게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선제적·적극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공조가 효과적이었다"며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해 물가 안정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크게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방역조치와 여성·고령층 노동공급 확대로 물가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긴장도(빈일자리율/실업률)는 미국과 유로 지역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은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 상품보다 더 크게 오르는 '칩플레이션(Cheapflation)'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공식품은 2020년 1월 대비 저가 상품 가격은 16.4% 상승한 반면, 고가 상품은 5.6% 오르는데 그쳤다. 소득 수준별로는 하위 20% 계층의 실효 물가상승률이 13.0%로, 상위 20% 계층(11.7%)보다 1.3%포인트 높았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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