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찍은 배경은
  • 일시 : 2024-12-19 10:09:13
  • 달러-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찍은 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 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19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일 계엄 선포에 1,440원대로 급등한 이후 외환당국 개입 경계로 1,430원대 레인지에 머물렀으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금리인하 기조에 1,450원선을 뚫고 올랐다.

    국내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외에서는 해외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달러 강세 압력을 높이면서 연말 환율 변동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미 FOMC, 내년 인하 횟수 2회로 축소 전망…글로벌 달러 강세

    달러-원 환율이 1,450원선을 뚫고 올라간 가장 큰 배경은 미국의 매파적 금리인하 스탠스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마지막 FOMC 회의 점도표에서 내년에 얼마나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될지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종전의 4회 금리인하 예상은 2회로 급격히 축소되면서 향후 금리인하 경로가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나마 달러 약세 기대를 유지하는 요인이었던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약해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으로 이어졌다. 달러인덱스는 106대에서 108대로 급격히 올랐다.

    밤사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1,451.95원으로 현물환 종가 대비 18원 이상 급등했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여전히 원화 약세 요인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털이 견조하지 않은 점도 원화 약세,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일 시장을 놀라게 한 계엄 선포가 빠르게 해제되고, 외환당국자들의 환율 변동성 억제 노력이 이어졌음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았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성장률 하방 위험은 물론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재정정책도 우려하고 있다.

    HSBC는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정부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이미 통과됐지만 향후 헌법재판소 판결과 차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몇 개월 동안 정부의 정책 의사 결정의 시의성과 적절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불거지면서 원화 약세 기대는 더욱 커졌다.

    바클레이즈는 정치 불안으로 한국은행 통화정책 완화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계엄 사태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앞당기거나 인하폭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환시 "당국 개입경계선 1,440원선에서 상향 가능성"

    외환당국이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원 환율 상승에 한 몫했다.

    미국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를 억지로 막는 것은 당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개장가부터 1,453.00원으로 고점을 높였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16일 장중 1,488.00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다만, 당국 개입 의지가 큰 만큼 공격적인 환율 급등세는 제한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세계 주요 통화들이 대폭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금융·외환시장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한은은 높은 경계의식을 가지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 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달러-원 환율 저항선은 1,460원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환시 참가자는 "환율이 1,450원대로 올라왔다고 해서 당국이 인위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글로벌 달러 강세 수준의 변동은 용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1,460원대 진입은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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