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5영업일 이상 1,451원 돌파시 유력
500억달러 환헤지 매도 물량 풀린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51원을 돌파한 수준을 5영업일 이상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공단에서 최대 500억달러 규모 환헤지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첫 발동될까
20일 관계당국과 연금업계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전일 1,451.9원으로 15년 내 최고치로 마감했지만, 아직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이 충족되진 않았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의 환율 분포도가 2.58 시그마(표준편차) 이상, 즉 신뢰구간 99% 이상을 벗어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5영업일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국민연금은 환헤지를 실시할 경우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되는 환율 수준을 명확한 숫자로 명시하기보다 모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해당 요건을 토대로 자본시장 전문가와 함께 전일까지의 서울외국환중개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본 결과 5영업일 넘게 달러-원 환율이 1,451.6원 이상으로 급등한 수준을 이어갈 경우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설 것으로 추산됐다.
전일 달러-원 환율 종가가 1,451.9원이었던 만큼 해당 수준을 4영업일 더 유지하거나 돌파하면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사상 처음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환헤지 들어가는 수치가 시장에 알려지면 시장 교란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치는 정책적으로 모호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이 충족되면 국민연금은 보유한 해외 투자자산의 최대 10%를 환헤지하게 된다. 앞서 지난 2022년 12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0%에서 최대 10%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한 뒤 1년마다 연장해왔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발동된 적은 없다.
9월 말 기준 4천855억 달러 규모의 해외 투자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485억5천만 달러가 전략적 환헤지 대상이다.
이와 별도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재량을 갖는 전술적 환헤지(5%)도 운용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133억5천만 달러(2.75%)만 전술적 환헤지를 하고 있다.
만약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이 달성되면 전술적 환헤지와 관계 없이 전략적 환헤지가 실시된다. 해외 투자자산 중 최대 485억5천만 달러가 전략적 환헤지 대상이다.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발동 시작일로부터 10개월동안 단계적으로 환헤지를 균등 이행한다. 환율이 1.65 표준편차 안으로 돌아오면 중단하게 된다.
◇환율안정 동원 아닌 '환 리스크 관리'…"수익률 도움"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까지 상향한 임시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한 가장 큰 이유는 환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다.
국민연금 자체 연구용역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환율은 평균으로 회귀한다. 환율이 이례적으로 높아지면 언젠가는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환율 하락에 의한 대규모 환 손실을 막으려면 환헤지로 대응하는 편이 유리하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한국은행과 외환 스와프 거래 한도를 650억 달러까지 증액하기로 했다. 대규모 해외투자를 집행하는 국민연금이 외환 스와프 시장을 통해서 환헤지를 할 경우 스와프 스프레드가 급하게 올라갈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스와프 스프레드가 올라가면 국민연금도 환헤지 시 비용이 커진다.
지난해 기금위에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2년 당국 요청으로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를 상향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연금기금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전략적 환헤지 비율 상향 조치 연장은 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것"이라며 "환율 안정은 부수적인 효과"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는 "5~10년 뒤부터 원화 강세를 예상하기 때문에 1,451.6원 위에서 환헤지를 할 경우 중장기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