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위험가중자산 우려 큰 은행권…선물환 거래도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 확대로 재무 여력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은행권의 우려가 큰 가운데 수출입기업과의 선물환 거래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선물환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평가익이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리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기준 1,451.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9월 말 종가 1,307.80원을 기록한 이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비상계엄과 탄핵 등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석 달간 무려 150원 가까이 상승했다.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자 수출입기업과의 선물환 거래에 따른 은행들의 자본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조선 및 중공업 등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 헤지를 진행하는데, 앞서 체결한 환 헤지 거래에서 환차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면서 은행이 보유한 선물환 포지션 평가액이 증가했고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RWA로 산정된다.
또한 현재 레벨의 환율에서 기업들이 새로 선물환 거래를 할 경우 반대로 환율이 하락할 시 기업에도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은행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선물환 거래에 따른 헤지 포지션을 구축하기 때문에 손실 등락은 거의 없으나, 그만큼 은행이 보유한 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본 비율에는 악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물환 거래 외에도 환율 상승에 따라 보유한 외화 자산 및 해외법인 출자금에서 RWA가 올라 은행의 자본 비율은 떨어진다.
이는 결국 은행의 가용자본 여력을 줄이면서 향후 대출 취급에 불리한 여건을 만들게 된다.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 이상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등을 밸류업 과제로 제시했던 만큼 자본비율과 대출 취급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은행들은 내년 신규 대출을 크게 줄여야 할 만큼 은행 여건이 불안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자본 여력이 충분해져야 안정적으로 대출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해 금융위원회는 전일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 비거래적 성격 외환포지션의 위험가중자산 제외 등 조치를 발표했다.
은행이 자본 지표를 확충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소를 덜며 기업대출 공급을 원활하게 하려는 취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수입금융을 이용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금 결제일 연장 등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고, 우리은행은 5천억원 규모의 수출입기업 지원에 나선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자본 버퍼가 생기면 대출 여력도 늘고 취급도 용이할 텐데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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