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외환시장 10대 뉴스①]
  • 일시 : 2024-12-20 11:04:40
  • [2024년 서울외환시장 10대 뉴스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노요빈 기자 = 2024년 서울외환시장은 그야말로 격동의 1년을 보냈다.

    1년 내내 대형 이벤트들이 끊이지 않으면 달러-원이 상승함에 따라 고점에 고점을 경신하는 장세가 이어졌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환율 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일었지만, 달러-원은 오히려 1,400원을 웃돌았고, 최근에는 1,450원대까지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과 이어진 탄핵정국은 1,400원 위쪽에서도 환율을 숨 가쁘게 위쪽으로 몰아붙였다.

    '비상'이 걸린 환율에 당국도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4월에는 2년 만에 외환당국 국장급 구두개입이 나왔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거래 한도도 두차례나 확대했다. 비상계엄 이후로는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시장 심리 안정에 주력했다.

    지난 7월부터 외환시장 선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리 외환시장은 처음으로 새벽 2시까지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올해 서울 외환시장을 움직임 대형 이슈를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 1,400원대 환율에 외환당국 '분주'…한미일 외환 공조까지

    올해 달러-원 환율은 역대 네 번째로 1,400원을 넘어섰다.

    이전까지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등 위기 상황뿐이었다.

    환율이 가파른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외환당국은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 4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년 만에 국장급 성명 구두개입을 내놓았다.

    양 기관은 환율이 1,400원을 터치한 것과 관련해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이후 외환시장 개입은 한일과 한미일 국제적 공조로 확대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양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밝히며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상 처음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도 열렸다. 3국 재무장관은 공동 선언문 발표를 통해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에 대한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는 한국과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을 미국이 용인하는 의미로 해석됐고, 역내 달러 매수 심리를 진정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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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정학 위기 상시화…중동 불안에 러·우 장기화까지

    글로벌 지정학 위기도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다.

    연초부터 중동 분쟁은 격화했다. 작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이란과 주변국으로 확전 양상을 보였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의 본토를 겨냥한 공방전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양측은 대리전 체제가 아닌 직접 무력 충돌에 나서면서 안전선호 심리를 고조시켰다.

    또한 이란의 정유시설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위협에 노출되면서 유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내 파급력은 컸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달러-원을 1,400원에 올려둔 배경 중 하나였다.

    중동 정세를 넘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화했다.

      최근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서방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전쟁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 엔 캐리 충격…코스피 사상 최대 낙폭

    올해는 원화만큼 엔화 움직임이 급격했던 한 해로 기억된다.

    일본은행(BOJ)은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지난 3월과 7월에 각각 금리를 인상하며 단기 정책 금리는 0.25%로 상승했다.

    깜짝 금리 인상 이후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지난 7월 달러-엔 환율은 162엔을 고점으로 빠르게 하락하면서 8월 150엔을 지나 9월 139엔까지 떨어졌다.

    당시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와 맞물려 BOJ가 유동성 축소에 나서면서 엔화 매수(롱) 심리에 불이 붙었다.

    오랜 기간 저금리 통화로 인식된 엔화의 강세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있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엔 캐리 청산은 주요국 증시를 크게 휘청이게 했다.

    그 당시(8월 5일) 코스피도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급락한 2,441.55에 마감했다. 하락 폭으론 사상 최대 규모이며, 하락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였다.

    이러한 증시 급락은 원화가 엔화 반등에도 강세를 따라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 국민연금 환 헤지 계속…당국과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

    국민연금은 고환율 국면에서 환 헤지 기조가 3년 차를 맞았다.

    국내 외환시장의 '큰손' 연금의 헤지 정책은 시장에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달러-원이 1,400원을 터치할 때 연금의 대규모 전략적 헤지 가능성은 추가적인 환율 상승 쏠림을 막는 역할을 했다.

    연금은 재량적인 전술적 헤지(5%)와 환율이 특정 수준을 돌파할 경우 발동하는 전략적 헤지(10%) 등 해외 투자자산의 최대 15%까지 환 헤지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연금은 당국과 외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100억 달러 한도로 시작해 작년 350억 달러, 올해 500억 달러로 증액했다.

    내년에 양 기관은 650억 달러로 한도를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연금의 헤지 정책은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함께 과도한 환율 상승 압력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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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일반환전 인가…키움·신한 등 속속 합류

    올해 외환시장은 제도 개편 측면에서도 진전을 이뤄냈다.

    증권사가 최초 일반환전 자격 인가를 획득했다. 일반환전이란 개인의 여행이나 유학 및 기업의 수출입 용도의 환전을 말한다.

    증권사는 그동안 일반환전을 제외한 투자 목적의 환전 업무만 가능했다.

    다만 작년 외환당국이 업권별 업무규제를 폐지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중심으로 정해진 요건을 충족한다면 일반환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당국의 신속한 규정 개정과 시장과 소통을 거쳐 지난 6월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신한투자증권이 일반환전 인가를 받았다. 현재도 다수의 증권사가 일반환전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에 한정된 외환업무 범위가 확대되면, 금융기관의 외환 부문 경쟁력 강화부터 소비자의 선택권 및 편익 확대라는 기대효과가 예상된다.

    smjeong@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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