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급랭'…계엄·탄핵 영향에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
  • 일시 : 2024-12-24 06:00:06
  • 소비자심리 '급랭'…계엄·탄핵 영향에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번 달 소비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그에 따라 금융시장도 출렁이면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12.3포인트 급락한 88.4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18.3p) 이후 최대 낙폭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종합한 심리 지표다.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2003년 1월~2023년 12월)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령이면서 소비자 심리가 악화했다. 달러-원 환율은 순식간에 1,440원대로 뛰었고 코스피지수도 연저점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악화됐다. 현재 경기 판단 CSI는 전월보다 18포인트나 급락한 52를 기록하며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향후 경기 전망 CSI도 같은 폭으로 하락해 56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취업 기회 전망 CSI 역시 14포인트 하락하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가계 살림살이 전망도 어두워졌다. 현재 생활형편 CSI는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한 87, 생활형편 전망 CSI는 8포인트 하락한 86으로 집계됐다. 가계수입 전망 CSI도 6포인트 하락한 94를 기록했다. 소비지출 전망 CSI는 여행비(-8p), 외식비(-6p), 내구재(-3p) 등이 감소하며 7포인트 하락한 102를 나타냈다.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식었다. 주택가격 전망 CSI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영향으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한 103을 기록했다.

    반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소폭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환율 급등과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2.9%를 나타냈다.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오히려 높아졌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49.7%), 농축수산물(45.3%), 석유류제품(38.1%) 순으로 꼽혔다. 전월과 비교하면 석유류제품(+5.8%p)과 공업제품(+3.8%p)의 응답 비중은 늘어난 반면, 농축수산물(-8.2%p)은 줄었다.

    한국은행


    다만 CCSI 하락폭이 매우 크지만 절대 수준으로 보면 과거 주요 위기 때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2년 11월 레고랜드 사태(86.6) 때와 비교해도 나은 수준이다.

    황 팀장은 "소비자심리가 대외 변수가 컸던 코로나 시기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면서도 "낙폭으로 보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고 안정되는지가 소비 심리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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