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스크에 휘청이는 원화·헤알화…재정건전성이 '갈림길'
  • 일시 : 2024-12-24 14:30:46
  • 정치 리스크에 휘청이는 원화·헤알화…재정건전성이 '갈림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과 브라질 모두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통화 가치가 휘청이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재정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 하락 우려까지 제기되는 브라질과 달리 한국은 양호한 재정 상태가 마지막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브라질, 재정건전성 악화로 '신뢰 추락'

    24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현재가(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연초 대비 달러 대비 20% 이상 폭락했다. 지난 19일에는 달러당 6.3헤알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7월 10.5%였던 기준금리를 12월 12.25%까지 175bp나 인상하는 고강도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헤알화 약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환시장에 30억 달러를 투입했음에도 통화가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헤알화 약세는 브라질의 구조적인 재정 문제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의 GDP 대비 정부부채는 현재 87.6%에 달하며, IMF는 2029년 9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재무부가 정부 지출을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월 최대 5000헤알 임금에 대해 소득세를 면세하겠다는 조치 등이 정부의 재정건전화 의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국가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브라질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올해 3월 120bp에서 올해 11월 말 160bp를 거쳐 현재 200bp까지 급등했다. 지난 18일에는 217bp까지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브라질의 재정 상황에 대해 잇따라 경고음을 내고 있다.

    JP모건은 "글로벌 경제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철회한다"며 "재정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불안정한 시장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인포맥스


    ◇한국도 정치 불안정 있지만…"펀더멘털은 견고"

    한국도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등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시장은 브라질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선 재정건전성이 견조하다. 2분기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45% 수준으로 주요 7개국(G7) 평균 120%를 크게 밑돈다. 브라질(87.6%)의 절반 수준이기도 하다.

    국가 신용도를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이다. 비상계엄 이전 34.08bp에서 현재 36.80bp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는 브라질(200bp)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야당이 단독으로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긴 했으나 대외 신인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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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 심리는 안정적이다. 매파적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국인의 채권 매도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12일에는 채권을 1조원 순매수하는 등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의 분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경제 정책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되고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구축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으리라고 말한 바 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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