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국 불안 장기화에 달러-원 1,460원대로…중기 전망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우리나라 정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져만 가고 있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1차 탄핵안 부결, 그리고 최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가능성까지 제기됨에 따라 달러-원은 1,460원대까지 고점을 높인 상황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의 딜러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1,500원까지는 열어둬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원화 강세 요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달러-원이 내려야 할 때 내리지 못하고 오르기만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이 발의돼 가결된다면 권한대행은 다음 순번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게 된다.
그러나 권한대행 탄핵을 위한 정족수를 놓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어 탄핵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야당은 당초 지난 24일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했으나 인사 청문화를 통과한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을 지켜본 후 이날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노선을 정했다.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에 앞서 여야의 협상과 타협안 도출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내국인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니더라도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국 불안으로 환율이 50원 정도는 오른 것 같다"면서 "대통령 탄핵이 마무리되는 게 몇개월은 걸릴 것 같다. 그 사이 원화 강세 요인이 생긴다고 해도 그것들은 무시가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대외적으로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환헤지가 나온다고 해도 대전제는 글로벌 달러의 지속적인 강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기저 속에서 원화 약세 요인이 많다 보니 안정 조치가 나왔음에도 역외에서는 상방이 더 열려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이 딜러는 단기적으로 1,500원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내년 1분기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탄핵당한다면 당장 무정부 상태에 가깝게 돼버리다 보니 다른 국가에서 봤을 때는 전혀 좋을 게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연말까지 지금보다 환율이 내릴 수 있지만 새해에는 명확한 방향성이 생기면서 위쪽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자꾸 탄핵이 이뤄지면서 지도자가 바뀌다 보니 그에 따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취임 다가오면서 정책 경계감에 시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 가능성이 위안화 약세 부추길 거고, 무역분쟁이 심화할 때마다 달러-원도 올라갈 것"이라면서 "글로벌 환경이 워낙 부정적이고, 극적인 상황이 나온다고 해도 달러-원은 하루 내리고 다시 오르는 장세가 반복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은 매파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16.40원 급등하는 갭상승 장세를 나타냈다. 환율은 이후에도 반발 매도 없이 1,46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기술적으로 볼 때 갭하락이 나오지 않는다면 환율이 조정을 받기 어렵고, 1,440원 선이 달러-원 바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A은행 딜러는 "실제로 조정다운 조정을 받으려면 환율이 1,439원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게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금 레벨이 중기 바닥이 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요건이 발동되는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도 딜러들은 미온적으로 평가했다.
C증권사 딜러는 "1,500원까지 단기적으로 열어둬야 할 것 같다"면서 "환헤지 효과는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방향을 바꿀 역량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이 달러 매수를 줄이는 형태일 텐데 원화 약세라는 펀더멘털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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