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마감] 탄핵 정국에 1,460원대로 상승…8.40원↑
수급 공백에 정국 불안…현물환 거래량 2년 만에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국내 정국 혼란의 여파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금융위기 이후 연고점을 2거래일 연속 경신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8.40원 상승한 1,464.80원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09년 3월 13일(1,483.5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달러-원은 전장 대비 1.20원 내린 1,455.20원에 개장했다. 개장가를 저점으로 전장(24일) 야간 거래에 1,460원을 넘어선 후 연고점을 또 경신했다.
장 초반 1,460원을 두고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상승 폭을 가파르게 확대했다. 오전 10시 21분경에는 1,465.50원까지 올라섰다.
연말 분위기로 글로벌 시장은 조용했지만, 달러-원은 매수(롱) 심리가 강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에도 정치적 교착 상태가 이어진 영향이다. 전반적인 수급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영향력은 크게 작용했다.
민주당은 전날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헌법재판관 임명하라는 요구를 해왔다. 다만 한 권한대행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하기 전에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했다. 다음 날(27일) 본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을 부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야는 현재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 가결 정족수 요건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에 준하는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을, 야당에선 국무총리 탄핵 정족수인 과반(151명)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국회 몫으로 추천하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동의안은 여당의 대부분 의원 불참 속에 국회를 통과했다.
탄핵 정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원은 추가 상승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1,466.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소폭 내린 1,464.80원에서 정규장은 마감했다.
이날 원화는 주요 통화 대비 변동 폭이 컸다.
아시아 장에서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30위안대로 출발해 7.31위안대로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108.1대로 출발하면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 다음 거래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국내 정국 불안에 따라 달러-원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유럽과 캐나다 등 주요국 금융시장은 '박싱데이'로 휴장해 연말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연말인데도 네고 물량이 많지 않다"며 "호가도 얇은 상황에 국내 수급과 재료만으로 움직이는 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 탄핵안 표결을 지켜봐야 한다"며 "내일도 다른 이슈보다 국내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정치적 불확실성도 있고, 역외 매수세가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며 "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있었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움직임은 딱히 없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수급이 많지 않다"며 "당분간 달러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상단을 더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상승에도전장보다 1.20원 내린 1,455.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고점은 1,466.00원, 저점은 1,455.20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10.80원을 기록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462.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4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 26일(35억 달러) 이후 가장 적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0.44% 하락한 2,429.67에, 코스닥은 0.66% 하락한 675.64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5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19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57.36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0.79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399달러, 달러 인덱스는 108.153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3076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200.67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99.35원, 고점은 200.67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8억 위안이었다.
ybnoh@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