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1,480원 뚫은 환율…배경과 전망은
정국 불안에 韓자산 보유 매력 감소
연말 분위기에 달러 매도 실종…"상단 1,500원"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일 상승 압력을 받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거래 호가가 얇은 상황에서 대내외 달러 매수(롱) 여건이 중첩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수급상 매도 물량이 자취를 감추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경 전장 대비 18원 넘게 급등하면서 1,480원을 돌파했다.
장중 거래된 환율 기준으로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0원) 이후 최고치다.
최근 달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연신 경신하고 있다.
국내 정국 불안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금리 인하가 더해지면서 달러-원 상승세는 시작됐다.
다만 연말까지 달러-원 상승세가 계속된 배경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 영향이 상승 속도를 올렸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원은 지난 2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기록했다. 전날 1,460원을 돌파한 이후 이날에는 1,470원과 1,480원을 연달아 넘어섰다.
정국 불안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자산 축소로 달러 매수 요인이 된다. 이날 환율이 급등하고, 외인은 코스피를 1천400억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A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 안정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치중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흐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한국 자산을 계속 보유할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통화 대비 원화는 유독 약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원이 두 자릿수 급등했지만, 달러 인덱스는 뉴욕장 종가 수준인 108.1대를 머무르고 있다.
과도한 환율 상승을 제어할 만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크지 않은 점 역시 달러-원 상승 압력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수급이 얇아진 점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B 외국계은행 딜러는 "이런 상황에선 아무도 (달러를) 안 팔려고 한다"라며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별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C 외국계은행 딜러는 "시장에 달러 매도가 진짜 없긴 한데, 매수하는 주체가 딱히 어딘지 알기 어렵다"며 "당국도 예상보다 이 레벨에서 그냥 지켜보는 것인지 환율 상승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이에 달러-원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D 외환시장 전문가는 "정국 불안 상황에서 여야 정치인이 말 한마디에 환율이 매일 10원씩 튀고 있다"며 "달러-원은 1,450원이 뚫린 순간부터 다음 상단은 1,500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평상시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넘어선 강도 높은 수급 안정화 조치는 남은 변수로 거론된다.
지난주 국민연금은 당국과 외환(FX) 규모를 최대 500억 달러에 달하는 전략적 헤지 규모를 고려해 650억 달러로 확대한 바 있다. 시장에선 1,450원 위에서 환율이 일정 기간 머무를 경우 기계적인 환 헤지가 시작할 것으로 추정한다.
A 딜러는 "정부와 주요 기관(특히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향후 시장과 환율 안정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당장 뚜렷한 정책적 대안이 보이지 않아, 안정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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