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0원 뚫고 치솟은 환율…폭등 원인 두고 여야 '네 탓'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그 원인을 두고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야당의 무리한 연쇄 탄핵으로 인해 대외신인도가 추락한 탓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마저 내란에 동조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12시 37분 현재 1,478원을 기록했다. 개장 초반 1,466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장중 내내 꾸준히 상승해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달러-원 환율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무위원들과 함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을 재고해달라는 입장을 발표한 직후 10원 가까이 오르면서 한때 1,486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 폭등을 두고 여야는 '네 탓'이라며 원인을 달리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하려는 더불어민주당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한 권한대행 체제가 자리 잡아 달러-원 환율이 안정됐는데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강행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전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오늘(26일) 달러-원 환율이 1,460원을 넘었다"며 "환율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총리 탄핵 이야기가 나오면서 1,450원, 1,460원을 뚫고 있고 탄핵이 구체화하면 1,500원도 넘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달러-원 환율이 1,470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마자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전문가들은 1,500원을 넘을 경우 제2의 외환위기가 온다고 한다. 민주당은 과연 민생을 걱정하는 것인지, 국정 안정에 조금이라도 염두가 있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환율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서 찾고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고, 국민의힘이 정권 수호를 위해 불확실한 상황을 연장시켜 달러-원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끝나지 않은 내란, 내란범들의 준동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 안 그래도 어려운 국민의 삶을 나락으로 몰아간다"며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환율을 보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환율이 계엄선포로 요동쳤고 탄핵 부결, 윤석열 대통령의 추가 담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에 폭등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실제 전날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와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1,460원대에 진입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를 두고 '한덕수 쇼크'로 지칭하며 여당과 한 권한대행, 최 부총리까지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내란 세력의 버티기에 치솟는 환율, 탄핵을 통해서라도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만이 무너지는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한덕수 내란 대행에 이어 최상목 부총리까지 내란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의 책임을 국회에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제 한덕수 권한대행의 담화 이후 달러-원 환율이 1,480원까지 치솟았다"며 "'한덕수 쇼크'에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내란 사태가 얼마나 심각하게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탄핵 심판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한 혼란으로 보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불확실한 후속 상황이 환율을 비롯한 경제 불안의 근본 원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달러-원 환율과 신용 스프레드는 내란수괴 탄핵의 불확실성을 없애지 않으면 기업 줄도산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며 "이제 시장은 1,500원대 진입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국민연금 외환 스와프 한도 증액, 은행의 외화 선물환 포지션 한도 증액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환율 방어에 나섰음에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외환시장이 탄핵 소추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판결을 쉽게 전망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