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안정 기간 17% 남짓…라스트마일, 최대 53개월 걸렸다
  • 일시 : 2024-12-27 13:30:00
  • 美 물가안정 기간 17% 남짓…라스트마일, 최대 53개월 걸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전망이 바뀌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에 승리했다는 인식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형 변수가 출현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2%대 물가 진입 이후 2%(혹은 그 이하)를 찍기까지 최장 53개월이 걸린 사례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아름답다고 꼽은 단어인 '관세'가 새 기록의 트리거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화면번호 8888)에 따르면 1914년 이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이 1.5~2.5% 사이를 기록한 기간의 비중은 17.4%로 조사됐다. 이 수치를 물가안정 기간으로 규정한다면, 생애주기에서 이를 겪는 기간이 십여년 정도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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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물가가 높았던 적은 전체 기간의 절반이 넘었다. 이보다 낮은 수준은 30%가량이 포착됐다. 물가상승률을 세분화하면 마이너스(-)와 4.5% 이상이 비슷한 분포다.

    역사적으로 미국 물가가 높았을 때는 1920년이다. 당시 2월부터 6월까지 모두 20%를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급증한 소비 수요에 임금인상, 통화량 확대, 미국 중심의 무역구조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순식간에 터졌다. 가까운 과거로는 2차 석유파동과 코로나 시기가 물가 급등을 부추겼다.

    이때마다 연준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응했다. 지금의 연준 시스템이 확립되기 이전 벤저민 스트롱 주니어 초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부터 폴 볼커 제12대 연준 의장까지 매파 정책을 편 다양한 인사들이 거론된다. 코로나 이후 급하게 금리를 올린 제롬 파월 현 의장까지 이어진다.

    반대로 미국 물가 상승률은 대공황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서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처럼 경기 순환 주기에 따라 물가는 오르내렸다. 1990년 이후부터는 과거 대비 변동성이 줄어들었다가,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로 다시 출렁이는 모양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물가안정의 막바지인 라스트마일(last mile)을 걷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3% 밑으로 내려왔지만, 2%를 찍지 못하고 울퉁불퉁(bumpy)한 상태다. 빨리 목표 물가를 달성해야 또 다른 목표인 고용 활성화로 넘어갈 수 있다. 어느 쪽도 무시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가장 우려한다. 고금리에 따른 경제 부작용이 지속하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 물가상승률이 2% 초과~3%를 등락한 시기 중 최장기간은 지난 1993년 6월부터 1995년 3월까지다. 총 22개월에 달한다. 끈덕진 물가 목표 달성의 라스트마일을 2년 가까이 지속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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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다시 물가는 3% 위로 튀었다가 17개월 동안 2% 언저리에서 맴돌았다. 그 뒤로 또다시 3%를 상회했다가, 1997년 11월이 돼서야 연준 목표치에 도달했다. 통계상 물가 승리 선언에 도합 53개월이 걸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물가상승률의 기준이 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종 정책과 계절적 변수, 공급 충격 등 특이 요인에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물가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는 시대 상황이나 다른 경제지표, 주변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민간 경제주체들이 통계 변동성을 그대로 체감한다는 측면에서 중앙은행이 관리해야 하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잠깐 튀는 숫자에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기조적인 움직임에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한때 글로벌 저물가가 유행하던 시기에서 반대의 현상이 만연하는 '뉴노멀' 이야기도 제기된다.

    미국의 이번 물가안정 라스트마일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온다. 미국은 현재 반년째 2% 중후반의 물가에서 정체됐는데, 트럼프 집권 2기의 임기를 모두 더하면 물가 달성에 이르지 못하는 신기록이 경신될 처지다.

    지난 5월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몇 달 동안의 인플레이션 반등이 아마도 통계적 환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나는 우리가 이미 인플레이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그는 3개월 만에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선전하자 "트럼프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 여파로 물가가 1% 오를 수 있으며 2026년까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이 '신규 관세가 없을 때보다' 각각 0.6%, 1%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실효관세율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0.1% 상승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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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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