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에 원화 자산 비명…트리플 약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윤은별 기자 =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정국으로 원화 자산이 일제히 약세다.
원화 환율, 국내 주가지수, 국채선물 등 대부분 자산군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가 나왔다.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21.90원 폭등한 1,486.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덕수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됐다.
헌법재판관 임명 등 핵심 현안에 여·야가 지속해서 대치할 경우 정부 운영의 불확실성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팽배하다.
이날 오전 중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입장문을 통해 대립각을 세우면서 상승 폭을 추가로 키웠다. 다만 오후 들어선 상승 폭을 반납해 1,470원선 부근까지 내렸다.
다만 외환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선 가운데,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등이 강세를 보이는 점이 환율을 다소 진정시켰다.
주식 시장에선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깨고 내려 오전 한때 2,388.33에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2% 이상 하락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천600억 원가량, 코스닥 시장에서 350억 원 이상 순매도 중이다.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다. 국고채는 장중 약세 폭을 확대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대체로 보합권이다.
다만 국채선물 외국인 순매도 흐름은 이어지는 중이다. 이날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4천계약, 10년 국채선물을 8천계약 이상 순매도 중이다. 장중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투매는 연일 이어지고 있다. 10년 국채선물은 이달 9일부터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였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날 고점 수준의 환율이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 손실만으로도 손해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당국이 허용하는 환율 수준도 높아 보인다"고 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을 되찾아야만 원화 자산 전반의 불안감도 경감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도 하루빨리 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외국계금융기관의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달러 강세 국면에서 한국 정치 불안도 가세하면서 글로벌 외환딜러 사이에서 원화 약세 베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달러-원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인식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는 원화 자산 매수가 유입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등도 이어진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율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강한 경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는 "한은 등 당국의 환율에 대한 스탠스도 변동성은 관리하겠지만, 방향이나 레벨 자체는 거스르지 않겠다는 스탠스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에 달러-원 옵션 변동성 숏으로 변동성을 줄이면서 방향성은 롱으로 베팅하는 거래가 성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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