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처음 1,500원 근접한 환율…주의할 대목은
  • 일시 : 2024-12-27 15:14:32
  • 금융위기 이후 처음 1,500원 근접한 환율…주의할 대목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 중 한때 1,486.70원까지 고점을 높여 1,500원까지 불과 13.30원을 남겨뒀다.

    달러-원 환율 급등세가 이렇다 할 저항선 없이 지속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상단을 1,500원 위로 열어둔 상태다.

    환율 급등세가 이처럼 가파른 것은 연말 장세로 매도 호가가 비어있는 점,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이 제한적인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 거래량 감소에 호가 급등…야간장 고점도 유의

    연말로 접어들면서 서울외환시장의 거래량이 점차 줄어든 점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서 집계한 서울환시 현물환 거래량은 지난 23일 이후 44억달러대~51억달러대에 그쳤다.

    12월 들어 거래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하루에 적어도 60억달러대부터 80억달러대에 달했던 거래량은 크리스마스 전부터 급격히 줄었다.

    거래량이 줄면 매도 호가가 비는 부분이 생긴다. 가격이 촘촘하게 오르지 않고, 변동성이 커지는 셈이다.

    특히 야간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달러화는 이번 주 들어 1,450원대에서 1,480원대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24일 1,460.30원, 26일 1,470.00원을 차례로 야간 장에서 터치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증시 외국인 자극 가능성

    계엄 후폭풍이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며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은 원화를 가장 취약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3일 이후 대통령 계엄 선포와 해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한국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현재의 불확실성이 언제 끝날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게 되면 외환, 주식 시장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된다.

    특히 주의해야 할 대목은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의 이탈 여부다.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주식시장의 외국인도 순매도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국내 정치 상황이 불안해지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 증시에 번 돈을 가져가는 규모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30억원을 벌었다고 할 때 환율이 1,400원일 때와 1,500원일 때의 수익 차이는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00원의 환율 차이로 7%에 가까운 손실을 보는 셈이다.

    문제는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가 또다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외환당국 개입·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방어벽 구축 여부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달러 강세가 합쳐진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얼마나 방어벽을 형성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당국이 계엄 사태 이후 달러-원 환율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 상승세를 무조건 틀어막을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계엄이나 탄핵이라는 예상 밖의 정치적 상황이 유발하는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원화 약세폭을 모두 외환당국 개입 물량으로 흡수하면 자칫 환율 조정으로 달러 저점 매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는 자칫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외환보유액만 소진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 역시 급등하는 환율을 끌어내리기는 어렵다.

    시장에서 환율 고점 인식을 형성하는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외환시장에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대한 외환당국 입장은 단호하다.

    투기적인 환율 흐름이 나타나면서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이 있다면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과 관련,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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