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최상목 체제에 "환율 안정 의지에도 상승 요인 우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통과에 다음 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권한대행이 불가피해지면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이은 한덕수 권한 대행에 대한 탄핵으로 외환당국 수장이 권한 대행에 나서는 상황은 한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장기화하는 요인이라며 원화 약세 재료로 인식될 것으로 판단했다.
외환당국 스탠스와 정책은 유지되겠지만 환율 상승세가 크게 조정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다만, 달러-원 환율은 이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큰 폭 오른 상태라는 점도 언급됐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 수장이 권한 대행이 된다고 해서 개입 강도를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 정책은 유지될 것이며, 앞서 국무총리가 탄핵된 데 따른 외교적 불안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역외 비드가 더 세질 가능성이 커 환율이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현재 연말 환율이 1,440원대 위로 올라선 상황에서 조정을 받기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계엄 해제, 대통령과 권한대행에 대한 연이은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리더십 부재는 달러-원 환율을 1,400원 선에서 1,480원대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외환당국을 책임지는 최고 수장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 외환시장은 또 다른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외환시장 안정성을 책임지는 외환당국의 수장이 바뀌는 것은 물론 이런 변화 과정 전체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이 되면 1인 3역을 모두 하는 방침이지만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외환당국 수장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외환당국자들도 그만큼 환율 안정을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은 환율 상승 속도 조절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 환율을 끌어내리는 방식의 매도 개입은 외환보유액을 낭비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딜러들은 입을 모았다.
외환 시장 참가자들은 역외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정책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원화 약세를 예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는 "경제 쪽 컨트롤타워가 권한대행을 한다고 해서 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불안 요인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가 돌아서거나 아시아통화가 펀더멘털 면에서 강세를 보이면 원화 약세 부담이 줄겠지만 달러 강세 기조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주식 순매도 역시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 외은지점 관계자는 "계엄령이 발표됐을 때보다 환율 수준이 더 높은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외국인 시각에서 보면 국내 상황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고, 외환당국도 개입 강도를 높였다 외환보유액만 소진하면 안되니 (환율 상승세가 둔화하려면) 국내 정치 이슈가 어느 정도 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 탄핵안도 있어 정치적으로 불안할 경우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만약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지는 등 또 다른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신용등급 하락 위험은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만, 포지티브(Positive)에서 네거티브(Negative)로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여지가 있다"며 "극단적인 상황이면 1,500원선을 테스트할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은행 딜러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대통령 계엄 발표와 탄핵안이 나오면서 정부가 혼란을 겪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로 권한 대행이 바뀌는 것이 큰 자극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정치 상황이 그만큼 안 좋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원화 약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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