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부정할 수 없는 악재
(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달러-원 환율은 국내 정치적 교착 상태를 주시하면서 올해 첫 거래일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를 시작하면서 시장 참가자들 관심은 얼마나 달러-원 상승세가 이어질지다.
최근 원화 약세는 단연 두드러졌다. 지난달 원화는 달러보다 5% 넘게 절하됐다. 엔화(-3.94%)와 유로화(-1.62%), 역외 위안화(-1.15%)보다 약세 폭이 컸다.
전장 달러-원은 1,472.50원에 마감했다. 작년 말 종가(1,288.00원) 대비 184원 넘게 올랐다. 연말 종가로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1,697.00원) 이후 가장 높다.
국내 정국 불안 심리가 달러-원 상승 압력을 키웠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까지 탄핵 심판에 휘말리면서 정치 불확실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두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다.
최대 관건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의 법적인 안정성을 더하고, 재판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를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떠한 결과든 국정 공백 기간을 축소할 수 있다면 달러-원의 상승 불안을 완화한다.
다만 최 권한대행의 이러한 결정에 국무위원 일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 전원이 사의를 발표하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
야당 역시 쌍특검(내란·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최 권한대행에 반발하면서 연초 정국도 순항하기엔 쉽지 않다.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는 인식만으로 달러-원 상승세를 누그러뜨릴지 주목된다.
국내 이슈가 달러-원에 악재로 작용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속한 가운데 대외적인 불확실성은 점차 다가오는 모양새다.
간밤 달러화는 연말 분위기에도 고공행진을 했다. 전장 달러 인덱스는 뉴욕장 종가로는 연중 최고치인 108.45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의 마감 무렵(107.96)보다는 0.45% 상승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재료는 미국의 신정부 출범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20일)까지 3주 정도 남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축소 기조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은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
이를 반영해 달러-원은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연초를 지나면서 글로벌 시장 방향성은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전까지는 국내 이슈와 수급 동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반적인 시장 유동성이 회복하면서 달러-원 수급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작년 말 달러-원은 역내 매수세가 강했다. 주간 거래에 달러-원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연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모습을 감춘 사이에 저가매수가 탄탄했다.
다만 달러-원의 높은 레벨에 매도 유인은 여전하다. 실제로 작년 말(12월 31일) 서울환시가 휴장했지만, 기업들 대고객 거래는 활발하게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에도 해를 넘겨 이월된 네고가 출회한다면 상승 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
지난해 수출은 6천838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해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헤지 가능성도 달러-원 롱(매수) 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차트상 마땅한 저항선은 없지만 레벨 부담도 엿보인다. 작년 고점(1,486.70원) 이후 당국의 달러 매도로 추정되는 물량이 위안화 강세에 맞춰 유입했다.
글로벌 통화가 달러 약세로 움직일 때 달러-원 하락 탄력은 더 강할 수 있다.
다만 아시아 장에서 일본이 새해 연휴로 휴장하면서 이날 주요 통화 움직임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날 서울환시는 새해 첫 거래일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이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내놓는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각) 밤 1,475.9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4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72.50원) 대비 4.80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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