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스크에 한국물 부담 가중…수출입銀에 쏠리는 눈
유통물 변화는 아직, 스프레드 확대 가시화 주시
차환 물량 증가에 CRS까지, 고민 깊어지는 발행사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025년 첫 한국물 발행 주자인 한국수출입은행을 주시하면서 해외 투자 기관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2025년의 경우 전년 대비 차환 물량까지 늘어난다는 점에서 한국물 시장을 활용한 조달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공기업 등 일부 발행사의 경우 달러화를 원화로 스와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환율 등의 시장 상황 또한 주목하고 있다.
◇수출입銀, 해외 투심 가늠자…스프레드 예의주시
3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주 달러화 채권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설 수출입은행을 두고 한국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대한민국의 정치적 혼란이 야기된 후 첫 공모 발행물인 터라 해외 기관 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국이 혼란을 거듭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다만 해외채권의 경우 12월 비수기를 맞은 데다 유통물이 많지 않다는 상품 특성 탓에 아직까진 큰 변화를 보이진 않는 분위기였다.
발행물은 상황이 다르다. 연말 북클로징 시기를 마친 후 투자를 재개하는 해외 기관들의 수요 유입과 함께 한국물 스프레드 측면에서도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유통물이 여전히 계엄 사태 이전에 형성됐던 비교적 낮은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어 온도 차가 더욱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물 스프레드 자체가 워낙 낮았던 터라 해외 투자자 역시 최근의 정치적 혼란 등을 이유로 요구 수익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이 얼마만큼의 스프레드에 반응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수출입은행 발행물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어지면서 외화채 조달을 앞둔 발행사들의 긴장감도 팽팽해지고 있다. 일부는 글로벌 IB 채널을 활용하거나 직접 투자자와 접촉하면서 한국 대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처음으로 영문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25년 조달 계획을 미리 밝히기도 했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 탓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난달까지도 사모 외화채 발행을 이어가면서 분주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통상 연말의 경우 공모는 물론 사모 조달 또한 주춤해지지만, 지난해는 계엄과 탄핵 정국 등이 맞물리면서 달라진 환경이 드러났다.
◇늘어나는 차환 물량…통화 스와프 여건도 주시
올해의 경우 전년 대비 외화채 차환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시장 환경이 더욱 부담될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만기를 맞는 한국물 발행 규모는 497억달러로, 올해(416억달러) 대비 20% 늘어난다. 조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스프레드 상승 속도를 둔화시킬 여지가 크지 않아지는 셈이다.
일부 발행사의 경우 환율 변화 및 통화 스와프 여건 또한 주시하고 있다. 최근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를 원화로 바꿔쓰는 발행사들의 민감도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통화스와프(CRS)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조달 환경이 개선되는데 이번에는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이후 CRS까지 오르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환율과 국고채 금리, 스프레드는 물론 CRS까지 다 같이 오르면서 외화 조달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해외 투자자의 경우 달러화로 한국물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민감도가 크지 않다. 다만 한국의 경제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걸 드러내는 만큼 펀더멘탈 측면에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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