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외환선진화] 첫 단추 성공적…"아직 갈길 멀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밤에도 환율이 바뀐다는 인식이 확실해졌다. 전에는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제한으로 환율이 움직여도 대응을 못 했다면 이제는 대응이 가능해졌다. 외환 야간시장이 성공적으로 열리면서 최소한의 목표는 도달했다고 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6개월의 외환시장 구조개선 성과를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시행 초기여서 야간 거래의 유동성 확보나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의 참여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보완대책을 통해 시장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11월부터는 우리나라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실제 편입되면서 외환시장 야간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 일 평균 외환시장 거래량은 전년동기대비 약 11%, 과거 5년 평균 대비로는 38%나 증가했다.
외환시장 참여를 위해 등록한 해외 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도 40곳에 이른다.
◇ 야간 기업 실수요는 미미하게 증가…RFI 참여는 소수
외환시장 야간거래 때 기업의 실수요는 매우 미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제' 등의 영향으로 야간시간까지 남아 환전 주문을 내는 기업이 많지 않아 일부 대형은행을 제외하고는 야간 시간에 실수요가 들어오는 곳은 많지 않다.
은행들은 대신 대고객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해 개인 고객의 환전주문을 야간에도 받으면서 이같은 물량을 일부 처리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에 따른 환전 물량이 지속해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RFI에 등록한 기관의 숫자는 늘었지만 시행 초기부터 소수의 기관만 참여를 해왔고, 6개월 사이 의미 있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 본점을 두고 해외지점을 RFI로 등록한 시중은행의 경우도 대부분 런던이나 싱가포르 등 현지 북(book)을 쓰지 않고, 본점 북을 쓰면서 런던시간 대에 시장 조성을 위한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야간시간 대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결국 RFI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외환건전성협의회(외건협)를 통해 RFI의 자본거래 뿐만 아니라 경상거래 등 모든 거래를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이같은 정책은 올해 11월 우리나라 국채의 WGBI 실제 편입과 맞물리며 RFI의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
A은행 팀장은 "외은 런던지점 딜러의 입장에서는 원화가 주요 통화가 아니다. 유동성이 많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대비 여전히 주변국 통화라고 볼 수 있다"면서 "큰 유인이 없다면 우리나라 시장이 열려있다고 해서 원화 투자를 추가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 NDF→DF 흡수 아직은 '욕심'
외환딜러들에 따르면 통상 오후 11시, 12시가 넘어가면 달러-원 시장의 비드, 오퍼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된다. 많게는 2~3원까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달러-원을 거래하고 싶어서 주문을 내도 체결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유동성이 더 좋은 NDF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어진다.
당국은 구조개선을 통해 역외 NDF 시장을 역내 현물 시장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수수료 절감 등의 혜택에도 역외 참가자들의 NDF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B은행 팀장은 "NDF가 아닌 현물환 시장을 이용한다면 수수료를 줄일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거래량이 매일 큰 규모로 나오고 액티브하게 거래할 때 유의미한 수수료 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은행들은 오후 3시 반 이후에 외은지점 싱글뱅크플랫폼(SBP)을 통해 NDF 거래를 하고 있다.
그는 "실질적인 플로우(물량) 베이스의 시장이 형성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플로우를 커버할 때 DF든 NDF든 필요하다"고 말했다.
C은행 부장은 "비거주가 NDF에서 DF로 바로 오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욕심이다. 다만 제도정비를 통해 그 과정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이 발표한 RFI 경상거래 허용이나 야간거래 제도 개선 내용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중간 과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D은행 팀장은 "NDF 수요 흡수는 올해가 관건일 것 같다. 오히려 런던 시장에서 커스터디은행이 독점하고 있는 물량을 제3자 거래를 통해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시장의 NDF 수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이 더 접근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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