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올해 첫 1,440원대 급락 배경과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올해 처음으로 1,450원선 밑으로 하락하면서 서울외환시장의 달러 강세 분위기가 약간 달라졌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추세 전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오랜만에 급락한 환율 레벨에 주목하고 있다.
7일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중 하락 곡선을 그리다 장중 1,449.7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50원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무역전쟁 충격 약화와 글로벌 달러 약세 전환 기대,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유입 추정, 국내 증시 호조 등이 합쳐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하락 폭을 키웠다.
◇환율 레벨 부담 속에 약달러+원화 강세, 실물량 합쳐져
이날 달러-원 환율 하락의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축소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품목에 관해서만 보편적 관세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은 즉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지만 외환시장은 달러 약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2일 109대로 올라섰던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전일 한때 107대로 급락한 후 108대를 유지했다.
강달러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은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으로 1,500원선을 앞둔 레벨 부담이 컸던 서울환시에서 전환점이 됐다.
새해 초반부터 추격 매수에 나서기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달러 약세에 따른 조정 변수가 불거진 셈이다.
국내 증시 상승도 달러 매도에 힘을 실었다.
코스피는 장초반 1%대 상승세를 보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3거래일 연속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던 시장 참가자들에 증시 호조는 안도감을 줬다.
외국인 달러선물 역시 4만 계약 이상 순매도를 기록해 서울환시 매도 심리에 기여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 점도 달러 매도의 2차 트리거로 작용했다.
달러화는 장중 1,450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후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유입됐다는 추정이 나오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이에 달러화는 1,450원선을 내주고 한때 1,449.70원까지 빠졌다.
◇추세 하락 확신은 이르다…금통위·韓성장률 봐야
다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음에도 그동안의 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확신하지는 않고 있다.
여전히 국내 정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닌 데다 국내 증시가 얼마나 회복력을 보일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오랜만에 환율이 하락해서 일시적인지 여부를 좀 더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향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금리인하에 나설지 여부와 지난해 4분기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하락 우려 등 원화 펀더멘털 회복을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완화 기대로 미 달러 이외 통화들의 가치가 반등했다가 곧 오름폭을 반납했으나 원화만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달러 약세와 국민연금 헤지 이슈가 맞물린 결과와 연말에 실종됐던 네고물량이 추격성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원화가 작은 호재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인 것 같다"며 "그만큼 레벨 부담이 심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경기 부진으로 인한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리인하 가능성과 저조한 성장률 등 원화 약세 펀더멘털이 여전히 많아 추세 하락의 시작으로 보기에는 섣부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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