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정치 리스크 뚫고 한국물 견인…탄탄한 글로벌 투자망
  • 일시 : 2025-01-08 13:46:51
  • 수출입銀, 정치 리스크 뚫고 한국물 견인…탄탄한 글로벌 투자망

    30억달러 대규모 발행 성공, 가격 적정성 입증

    전세계 포섭으로 부담 완화, 저변 확대 노력 빛났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수출입은행 전경 사진 [수출입은행 제공] 전경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2025년 첫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에 성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한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시선이 전보다 까다로워졌지만,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한국물 시장을 견인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그동안 전 세계 각지로 투자 저변을 넓힌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치 리스크를 우려해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해외 기관도 존재했지만, 다변화된 투자자층이 이를 상쇄했다. 수출입은행이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치면서 한국물 가격 측면의 의구심은 한층 옅어질 전망이다.



    ◇정치 리스크 거뜬, 수출입銀 흥행 비결은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전일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총 30억달러어치 조달을 확정했다.

    북빌딩에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중남미 등 다양한 국가의 기관 투자자가 주문을 넣으면서 최대 주문 금액이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번 발행은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정치적 혼란 이후 첫 공모 외화채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한국의 정치 리스크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던 만큼 한국물을 바라보는 해외 투자자의 우려 또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일부 기관의 경우 한국물 신규 투자 등에 소극적인 기조를 드러냈다. 계엄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달의 경우 채권시장 비수기였던 터라 유통금리 등의 측면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 신인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사건인 만큼 현재 수준의 한국물 가격 적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일었다.

    수출입은행이 발행 규모와 금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서 한국물 시장의 불안감은 한층 옅어졌다. 30억 달러의 대규모 물량을 소화한 것은 물론, 트랜치(tranche)별로 2~3bp 수준만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형성하면서 투자 시장의 견조한 신뢰를 확인했다.

    수출입은행의 조달이 수월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 집중하는 통상적인 한국물과 달리, 수출입은행은 캐나다와 중남미 등을 포섭하기 위해 북빌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했다.

    투자 저변 확대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수출입은행의 노력은 이를 뒷받침했다. 과거 수출입은행은 버추얼IR 등의 형태로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전 세계 투자 네트워크 다지기에 주력했다. 한국에 대한 대외 신인도가 흔들리면서 일부 기관의 이탈이 드러나자 수출입은행의 투자 기반 확대 효과는 더욱 빛을 발했다.



    ◇트랜치 다변화로 벤치마크 역량까지 톡톡

    경영진의 지원사격도 한몫했다. 발행 준비 과정에서 윤희성 행장이 해외 투자은행에 발송한 서신은 한국에 대한 불안감을 낮췄다.

    북빌딩 진행 중에도 윤 행장과 안종혁 전무이사 등이 직접 참석해 투자 시장의 분위기를 살폈다는 후문이다. 두 인물 모두 과거 외화 조달 업무를 담당하며 시장 전문성을 쌓았던 만큼 이번 발행에 한층 힘이 실렸다.

    트랜치를 4개로 구성해 다양한 기관들의 수요를 반영한 점도 주효했다.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과 3년과 5년,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나눠 각각 4억달러, 8억5천만달러, 12억5천만달러, 5억달러를 찍었다.

    수출입은행은 만기를 다변화한 것은 물론, 3년물 FRN으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까지 포섭했다.

    수출입은행이 다양한 트랜치물에서 벤치마크 금리를 형성하면서 후발주자의 부담은 한풀 덜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북빌딩에 유입된 주문량 등을 살펴봤을 때 현 수준의 유통 스프레드가 적정했다는 것은 물론 NIP 역시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정치 리스크에 따른 한국물 투자에 대한 우려가 한층 옅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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