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 장기금리, 의사록 안도감에 막판↓…레벨 우려는 지속
트럼프 '비상사태 선언' 검토 보도에 10년물 한때 4.7330%
30년물은 입찰 호조에도 4.9%서 지지…英 장기금리 파장에도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은 소폭 상승하고 장기물은 다소 하락하면서 방향이 엇갈렸다. 수익률곡선은 더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최근 크게 오른 장기금리는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다만 오후 장 들어 발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안도감을 제공하자 장기금리는 뒷걸음질 쳤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8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00bp 오른 4.6940%에 거래됐다.
10년물 수익률은 뉴욕 거래가 본격화하기 전 전해진 트럼프 관세 관련 보도에 4.7330%까지 오르기도 했다.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2890%로 같은 기간 0.60bp 하락했다. 2년물은 시장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한때 4.2600%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2.10bp 오른 4.9330%에 거래됐다. 트럼프 관세 우려에 오전 장 초반에는 4.97%까지 치솟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38.0bp에서 40.5bp로 확대됐다.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40bp를 넘어섰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앞서 CNN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새로운 관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무역 등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CNN의 보도에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은 뉴욕 오전 이른 시점에 일중 고점을 찍었다.
이후 미국의 민간고용 데이터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고, 월러 이사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자 국채금리는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년물 수익률이 특히 월러 이사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민간고용은 12만2천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14만6천명)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고, 시장 예상치 14만명도 밑돌았다.
월러 이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강연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나는 2025년 정책금리를 계속 인하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에 대해서는 "내가 예상하는 것처럼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상당하거나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적절한 통화정책에 대한 나의 견해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예상을 밑돌면서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큰 영향은 없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일로 끝난 일주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조정 기준 20만1천명으로 전주대비 1만명 감소했다. 작년 2월 이후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21만8천명)도 밑돈 결과다.
오후 들어 실시된 30년물 입찰은 양호한 수요를 보였으나 장기금리는 잠시 하락하는 듯하다가 다시 반등 흐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10년물은 다시 4.7%를 넘어서기도 했고, 30년물은 4.9%선에서 지지를 받는 장면을 연출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913%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535%에 비해 37.8bp 높아진 것으로,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응찰률은 2.52배로 전달 2.39배에 비해 높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41배도 웃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7bp 정도 밑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오후 2시 발표된 12월 FOMC 의사록은 걱정했던 것만큼 매파적이진 않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의사록은 "압도적 다수(vast majority)"가 지난달 금리 인하에 찬성했다고 기술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아슬아슬한 결정(closer call)"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의사록은 "일부(some)" 참가자는 금리 동결에 "장점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몇달새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시장 일각에선 주요 선진국의 장기금리 오름세가 '글로벌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제기됐다. 특히 영국 국채(길트) 시장은 2022년 가을 발생한 '리즈 트러스 모멘트'(Liz Truss moment)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애리조나 소재 라퍼텐글러 인베스트먼트의 바이런 앤더슨 채권헤드는 "채권시장은 연준과 재무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 같다"면서 "지금은 공매도자가 이 배의 캡틴이고, 시장에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길트 10년물 수익률은 4.8003%로 전장대비 11.21bp 급등했다. 종가 기준으로 4.8%를 웃돈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모든 구간에서 레벨이 가장 높은 길트 30년물 수익률은 5.3548%로 전장대비 10.80bp 뛰어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8분께 연준의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5.2%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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