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쇼크' 넘은 英 국채…"투자자들 세계 국채발행 증가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발행량 증가에 대한 경계감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영국의 장기금리는 2022년 '트러스 쇼크' 수준을 넘었고 미국 장기금리도 5%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인플레이션 재연 위험이 '높은 금리'로 이어지면서 이자부담과 재정악화에 박차를 가할 위험도 의식되기 시작했다. 신문은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되찾는지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9일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4.8972%로 급등해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당 파운드화 가치는 한때 1.22380달러로 추락해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상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통화는 강해지지만, 재정 악화 우려와 결부되면서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였다.
영국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은 "채권과 통화(파운드)의 동시 하락은 지난 2022년 발생했던 영국 바깥으로의 자본 도피를 연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재원 없는 감세를 표명하자 재정 불안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영국 자산을 내던졌고, 영국 국채가격과 파운드화는 급락했다. 최근 영국 국채가격 급락(금리 급등)이 2022년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채금리의 상승이 멈추지 않는 이유로 채권 발행 증가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미국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유로존, 일본 등 7개국·지역의 작년 국채 순발행액은 2조8천억달러(약 4천90조원)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올해도 거의 같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순발행액은 국채 발행총액에서 중앙은행 매입 규모와 만기상환액을 뺀 값이다. 물가 대책 등으로 재정지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이 줄면서 순발행액이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채 수급 악화로 인한 금리 상승(가격 하락)을 우려한다.
영국 노동당의 스타머 정권은 세출 확대 정책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024년 국채발행액을 2천969억파운드(약 534조원)로 정권교체 이전보다 192억파운드 늘렸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양적긴축으로 국채를 매각하고 있어 수급이 무너지기 쉬운 상황이다.
또 BOE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SEG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올해 BOE의 금리 인하 횟수가 2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인하 횟수 예상치인 4회의 절반에 불과하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이 영국 국채의 앞날을 경계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