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비유럽계 유로화 커버드본드 선도…역대급 흥행 비결은
  • 일시 : 2025-01-16 08:09:24
  • 하나은행, 비유럽계 유로화 커버드본드 선도…역대급 흥행 비결은

    韓 정치 리스크에도 최대 주문량 달성

    투자자 소통, 시장 친화 전략 두각



    [촬영 안 철 수]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하나은행이 2025년 비유럽계 최초의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조달 물꼬를 틔웠다. 발행물이 흥행을 거두면서 하나은행은 한국물(Korean Paper)을 넘어 비유럽계 전반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하나은행의 흥행은 철저한 전략의 결과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유럽 기관과 소통을 이어가면서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투자자 눈높이에 맞춘 시장 친화적 전략으로 기관들의 참여를 이끈 결과 국내 시중은행 발행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문을 모으기도 했다.



    ◇비유럽계 가늠자 된 하나銀, 정치 리스크도 거뜬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진행한 유로화 커버드본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5억유로어치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을 찍기로 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한국물은 물론 비유럽계 조달의 포문을 열었다. 한동안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비유럽계 발행사들의 관심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유럽 역내 발행사 이외에도 한국과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등의 금융기관이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비유럽계 발행물은 지난해 10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유럽 각국의 정치 불안과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확인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유통거래가 위축되면서 적정 가격 책정마저 쉽지 않아졌다.

    이에 하나은행의 이번 조달은 비유럽계 발행물에 대한 벤치마크 역할 또한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행은 한국의 정치 리스크를 극복하고 이뤄낸 결과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북빌딩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이슈가 더욱 주목받았다. 유럽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성향에 역내 정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한국 상황에 대한 우려도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나은행은 앞서 유럽 투자자와의 꾸준한 소통으로 이를 완화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유럽을 찾아 현지 투자자와의 만남을 진행했다. 이후 북빌딩 전까지 피드백을 이어가면서 최근 불거진 한국의 정치적 불안이 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적극적인 소통에 힘입어 북빌딩에는 21억유로의 주문이 몰렸다. 실수요 중심이라는 시장 특성과 달리,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한 유로화 커버드본드로는 최대 규모의 주문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접촉했던 기관들이 정치 리스크가 고조된 현재의 북빌딩에 대거 참여하면서 굳건한 투자 심리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금리 낮춘 발행 전략…조달 안정성 강화

    시장친화적 전략 또한 흥행을 뒷받침했다. 하나은행은 투자자 선호도를 반영해 만기를 3년물로 택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를 타깃 금리대에서 설정하는 대신, 투자자 눈높이를 고려해 60bp로 제시한 후 풍부한 주문을 바탕으로 끌어내리는 방식도 활용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기관들의 주문 공세 속에서 하나은행은 스프레드를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52bp 더한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통상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유럽과 한국물 간 형성했던 스프레드 격차를 다소 좁혔다는 점에서 적정 가격대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올해 첫 공모 외화채 발행처로 커버드본드를 낙점해 조달 안정성 측면의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앞서 달러채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채권 발행 대비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이점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조달금리 측면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더욱이 최근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커버드본드의 안정성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커버드본드는 높은 상환 안정성에 힘입어 금융기관이 마지막까지 활용할 수 있는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은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발행을 이어가면서 안정적인 조달 통로를 다지고 있다.

    하나은행 커버드본드는 S&P와 피치로부터 모두 'AAA' 등급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 신용등급은 S&P 기준 'A+'에 해당한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코메르츠방크, ING증권,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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