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고금리에도 금 오름세…트럼프 정책 변수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지난해부터 금 가격이 강달러,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함께 오르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달러 자산 헤지(hedge·위험 분산) 수요 속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재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수 등이 최근 실질금리 상승 속에서도 금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달러·물가연동국채(TIPS) 금리와 금 간의 상관관계는 음(-)으로 재차 회귀하고 있다. 결국 미 국채 금리의 하향 안정화 판도가 금 가격의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연합인포맥스가 TIPS 10년물 금리와 금 현물 가격의 지난해 11월 이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마이너스(-) 0.253의 음의 상관계수가 관찰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TIPS 10년물 금리와 금 가격이 0.791 수준의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상관계수는 -1에 근접할수록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1에 가까울수록 강한 정방향 상관관계를 갖는다.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화면번호 8888)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비슷한 궤적을 보이던 금과 TIPS 10년물 금리는 작년 8월부터 다시 전통적 음의 상관관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0.054의 상관계수로 정방향 관계의 수준이 축소됐다.
달러인덱스와 금도 지난해 상반기(0.791) 정방향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작년 하반기 들어 그 정도가 0.164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 대선 국면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는 -0.368로 다시 음의 상관관계 모습을 나타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매입을 6개월 만에 재개했지만, 매입 규모는 축소됐다. 과거 월 20~30t(톤) 수준의 매입 규모 대비 낮은 5톤을 지난해 11월 사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등 달러 헤지 측면에서 중국 당국이 금 매입을 재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기 행정부 당시에는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 단행과 함께 미·중 갈등 고조로 금 가격이 집권 막판 상승 동력을 받았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하면서 이를 헤지하고자 금을 계속 매입하려 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중국의 금 매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 가격은 대외적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강달러와 고금리에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졌다. 지경학적 불확실성 고조로 인해 신흥국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에 힘입어 상승 탄력을 받았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지난해 11월 8톤의 금을 매입했다. RBI의 2024년 누적 매입량은 73톤을 기록했다. 폴란드 국립은행도 지난 11월 21톤을 매입했다. 유럽의 정치적 불안과 중동분쟁, 러-우 전쟁 등 리스크 요인에 따라 금이 선호된 것이다.
다만, 최근 다시 전통적인 달러, 금리와 금 가격 간, 음의 상관관계가 관찰된다. 이에 올해 미 물가 지표의 안정세에 따른 금리 인하 폭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가 가격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는 원자재 시장에 상승 동력이 된다. 다만, 물가 레벨 자체가 낮아 명목금리 인하 폭이 금 가격 결정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 가격을 압박해온 명목금리와 달러지수 상승세는 이미 50bp까지 축소된 연준의 2025년 통화정책 완화 전망을 반영했다"라며 "긴축 되돌림이 없는 한 장기 금 가격 전망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강달러와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미국 경기 견조와 물가 호조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의 경제지표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딩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기가 계속 좋아서 달러와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경제 지표로 미국도 조금씩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는 걸 확인한다면 달러가 오버슈팅한 부분이 되돌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밤 발표된 CPI는 달러인덱스와 미 국채금리를 끌어내리며 금 가격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13.9bp 내린 4.655%에 장을 마쳤고, 달러인덱스는 0.17% 내린 109.06으로 마감했다. 이에 금 현물 가격은 간밤 0.64% 오른 트로이온스(1ozt=31.10g) 당 2,681.82달러에 장을 마쳤다.
smha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