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고환율에 물가도 비상…원자재값 예의주시
수입물가 석달째 오름세…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 우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앞두고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환율 급등으로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원자재값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2020년=100·원화 기준)는 142.14로 전월보다 2.4% 올랐다.
작년 10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12월 상승률은 4월(4.4%)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최근 수입물가 상승에는 달러-원 환율 상승의 지분이 가장 크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1월 평균 1,393.38원에서 12월 1,434.42원으로 뛰었다.
작년 말 한때 1,480원대를 돌파했던 환율은 올해 들어서도 1,450선을 웃돌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시장의 예상대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연초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고환율이 악재가 될 수 있다.
한은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는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의 질의에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안팎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중후반까지 내려왔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수입물가 중에서 농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향후 물가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수입 농수산물값 상승은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오름세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작년 12월 수입물가를 폼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3.6%), 광산품(2.9%), 화학제품(2.7%), 1차 금속제품(2.1%) 등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고환율로 인한 수입 재료 가격 상승은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책당국은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이 식품 가격 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요 식품·사료 원료 등 총 30종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할인 지원 등을 통해 먹거리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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