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환율 선반영됐을까…엇갈리는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 다가오면서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 수준이 트럼프 리스크를 얼마나 반영했는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은 1,45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상정책 우려가 환율을 전년 대비 100원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다. 관세 정책의 강도에 따라 달러-원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특히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에서 공언한 '대규모 보편관세' 도입 여부가 핵심 변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달러-원이 1,5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외환딜러는 "국민연금의 환헤지로 상단이 막혔지만, 트럼프가 국가경제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규모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극단적 시나리오에서는 1,500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는 "캐나다나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언급하는 등 구체적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어 불안감이 크다"며 "점진적 관세 부과라고 하더라도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중 자동차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저렴한 중국산 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한 대규모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고 원화 가치에도 악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관세 우려가 과도하며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소멸하고 달러-원 하락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인데 연준과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우려는 과도하다"며 "우려가 해소되며 달러-원은 1분기 말 1,400원대 초반, 연말 1,3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1월 말부터는 위안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고 트럼프 취임 이후에는 정책 우려가 해소되며 2017년처럼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취임 이후 실제 정책이 구체화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의 다른 딜러도 "점진적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시장은 달러 약세로 반응했다"며 "대규모 보편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기만 하면 달러는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극단적 관세 정책보다는 산업별, 국가별 관세가 현실적"이라며 "시장의 과도한 우려가 점차 해소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대규모 관세 부과로 달러-원이 급등한다면 외환당국도 상승 속도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는 이날 아침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다음 주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각 기관이 미국 신정부 정책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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