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외환시장 규모 확대하는 구조적 개선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외환시장 규모 확대라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국민연금공단의 황준호 부연구위원이 진단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고환율·고관세 시대 외환리스크 대응 방향 및 외환 시스템 개혁 방향' 토론회에서 "한국 외환시장이 선진국 수준의 시장 규모와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활동 증가는 외환거래의 수요를 유발하고, 원활한 해외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시장의 규모 확장과 접근성 개선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외 투자자 관점에서는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환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높은 환율 변동성은 해외 자산운용의 제한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부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환헤지 정책이 시장의 환율 안정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 환헤지로 환율 안정과 같은 "효과가 존재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한 결정은 아니고, 기금 관점에서 위험관리와 운용목적에 준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토론회를 주재한 안도걸 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리스크 관리 차원이지만 이것이 시장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부연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양호해졌다면서 유동성을 확대하고 시장을 더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JP모간의 오종욱 서울지점 대표는 역외의 자본 흐름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역외의 자본시장의 수요공급이 (역내의 수요공급보다) 달러-원 환율을 훨씬 더 움직였지만, 지금은 그런 (균형의) 추가 역내로 많이 기울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FX(외환) 스와프 시장을 통해서 봤을 때도 외화자금시장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종종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외화유동성 지표가 악화했으나 코로나 이후를 기점으로는 이런 이슈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원화가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컸으나 이같은 부분이 완화하고 있다고 오 대표는 덧붙였다.
김정은 크레디아그리콜 서울지점 자본시장대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원화 국제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준으로 발달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원화가 국제화되지 않아 '해외에서 발행되는 원화 채권 시장'의 발달이 미흡하다면서 비슷한 규모를 가진 호주나 캐나다의 경우와도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원화 국제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추가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양석준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작년 7월 시작된 외환시장 구조개선에 대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형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제도가 외국 투자자들이 달러-원 시장에 접근성이 높게끔 용이함을 제고시킨 건 사실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역외 시장, 즉 글로벌 외환시장 관점에서는 우리 외환시장이 자리 잡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위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그동안 우리가 머물던 신흥국형 정책 프레임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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