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트럼프 2기 관세, 1기보다 강력…한국 '윈윈' 딱맞는 상대"
"한국,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과 '상호 보완성' 맞아"
"한국 기업, 미국 현지 투자로 시장 개척해야"
"자동차산업 트럼프 관세위험 가장 커"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한국에서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를 비경제적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은 수출에만 의존하기 힘든 만큼, 현지 투자 등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 위원은 19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 위원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비경제적 목적에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트럼프가 최근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강화하고, 그린란드나 파나마 운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지정학적으로도 관세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6일 열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의 청문회에서도 이런 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베센트 지명자는 이날 관세를 협상 도구로 사용한 사례로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했다.
여 위원은 "트럼프 1기와 달리 2기에서 새롭게 진화한 추세를 보면 관세를 경제적 목적만 아닌 비경제적인, 그러니까 지정학이나 안보 등 이런 목적으로 관세를 사용할 의사를 아주 강하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1기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관세를 활용하려고 할 테고, 무역적자 축소나 제조업 보호인 경제적 목적만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거나 디커플링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 위원은 "공허한 이야기는 아니다"면서 "실제로 협상에서 레버리지 측면도 있지만, 만약에 협상이 안 되거나 상대 쪽에서 거부해버리면 관세는 실제로 때릴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경우 자동차 산업에 대해 우려했다.
여 위원은 "미국의 무역적자 대부분, 그러니까 70% 이상이 그쪽 부분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그 부분이 정치적으로 중서부 쪽에 집중돼 있다 보니까 민감하기도 해, 자동차가 첫 번째로 (관세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우리나라도 기회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여 위원은 "현재 미국 입장에서는 제조업을 부흥시키면서 중국에 대한 패권 경쟁 차원에서 디커플링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제조업을 부흥하게 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워낙 제조업을 오래 떠나 있어서 우리 기업이 지난 4년 동안 1천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했듯,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국이 미국의 파트너가 되기는 어려우니 우방국이 미국에 필요하고, 거기에 딱 맞는 상대가 한국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 위원은 경제적인 부분만 보면 한국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경제가 지금 제일 크게 성장하고 있고, 혁신과 기술도 나오고, 세계에서 소비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라며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미국 쪽과 협력 가능성이 맞는 것"이라고 했다.
여 위원은 "그렇다고 중국과 척을 질 수는 없다"면서 "중국과도 이어질 부분은 이어져야 하고, 리스크 차원에서도 관리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성과 '윈-윈' 가능성 측면에서 미국이 더 맞는다고 판단했다.
민간에 대해서는 빠른 현지화를 주문했다.
여 위원은 "지금 상황은 글로벌 경제이나 통상 환경이 계속 불안정하고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미국 시장이 미국 내 정치적인 동력과 여러 가지 이유로 점점 수출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기업이 투자를 통해서 그 시장 속으로 들어가서 현지화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어떤 역할을 늘려가는 부분,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더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 위원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영학ㆍ정책학으로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정책국장, 통상교섭실장,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 등을 역임한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jwchoi@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