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 완판 속 달라진 기류…트럼프 2.0에 긴장 가중
  • 일시 : 2025-01-20 11:06:15
  • 한국물 완판 속 달라진 기류…트럼프 2.0에 긴장 가중

    달러부터 유로·엔화까지 발행 속속

    韓 정치 불안 여파 확인, 시장 변동성 예의주시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사태로 한국을 바라보는 해외 투자자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이번 사태가 2025년 한국물(Korean Paper) 발행까진 가로막지 않는 분위기다.

    발행사 대부분이 흥행을 거두긴 했지만, 불안감이 걷힌 건 아니다. 일부 기관이 신규 투자를 제한하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기류가 드러나면서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 이후 시장 변동성까지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발행사의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물 발행세에도 부담 여전…스프레드 주시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현대캐피탈이 공모 달러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을, 대한항공은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지난 7일 한국수출입은행이 2025년 공모 한국물 발행의 포문을 연 후 국내 기업들의 외화 조달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등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채권 투자자 모집은 거뜬했다.

    올해 시장을 찾은 모든 발행사가 발행액을 웃도는 수요를 확인했지만, 긴장감이 사라진 건 아니다. 이전보단 주춤해진 분위기 또한 드러나고 있어 딜 난이도가 한층 올라갔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현대캐피탈의 경우 북빌딩 개시 후 아시아 시장에서 저조한 주문을 확인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다행히 미국에서 유입된 풍부한 수요에 힘입어 발행을 무사히 마쳤다.

    일부 글로벌 기관의 경우 한국물에 대한 신규 투자를 꺼리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초 풍부한 유동성 효과로 흥행을 거두곤 있지만 한국의 정치적 리스크가 글로벌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한국물 대비 다른 나라 발행물이 훨씬 더 흥행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발행이 무사히 되고 있단 건 안도할 만하지만, 투자자에게 강하게 드라이브 걸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달러채 북빌딩에 나설 KDB산업은행에도 관심이 쏠린다.

    KDB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정부·국제기구·기관(SSA) 스타일로 달러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시장 진입으로 초우량 발행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다른 한국물 대비 투자 수요가 SSA 시장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리스크에 보다 취약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변동성 대응도 관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드러날 미국 정책 변화 등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현지 시각 기준 20일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국내 발행사는 한국의 정치 리스크에 미국 정책 변화, 글로벌 시장 변동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실정이다.

    미국 정책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국내 민간기업의 경우 일찌감치 조달 일정을 조정해둔 상태다. 연초효과를 겨냥해 1월 기업물 발행이 줄줄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연초 민간기업의 달러채 조달이 자취를 감췄다. 트럼프 취임 후 드러날 변화를 살피면서 발행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 보일 행보에 따라 시장이 반응할 것이기에 기업들도 이를 확인하면서 대응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이전까진 움직임에 나서기보단 관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한국물 발행사들의 눈높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물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지면서 계엄 사태 전부터 이미 수익률 측면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대외환경마저 녹록지 않은 분위기가 더해졌지만, 발행사들이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기조가 지속되면서 발행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한국물 발행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흘러가곤 있지만 NIP을 지불했다면 훨씬 흥행할 수 있었다"며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 탓에 투자자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발행사들은 아직 이를 주지 않으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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