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달러-원 급락…향후 전망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취임식 첫날부터 큰 폭으로 변동하며 트럼프 발언의 위력이 확인됐다.
21일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내내 관세 발언에 따른 환율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다만 시장에서 이미 트럼프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관세 정책을 가격에 반영한 터라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달러-원이 전고점을 웃도는 급등 장세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한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도 완화되는 수순이어서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에는 하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1,486.70원까지 오르며 커진 1,500원대 진입에 대한 우려도 크게 누그러졌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관세 카드가 다시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제공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오후 2시 27분 현재 전장대비 13.90원 내린 1,437.80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한때 1,432.90원까지 밀리며 지난달 중순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 멀어진 1,500원 환율…달러-원 상하방 모두 낮아질 듯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초만 해도 상반기 달러-원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국민연금의 환헤지와 누그러진 달러화 강세 흐름, 지난주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에서 나타난 당국의 고환율 경계 등을 고려하면 '깜짝 이벤트'만 없다면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장세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지금 추세로라면 관세 협상 카드가 원화의 오버슈팅을 견인할 정도로 파워풀한 수준일지는 모르겠고, 한국 고유의 이슈가 원화를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릴 정도도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말로 갈수록 대외적인 강달러, 대내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원이 완연하게 하락하는 장세는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이날 환율이 많이 빠진 것은 트럼프가 취임 첫날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하며 그동안 올라온 환율이 빠지면서 일시적인 되돌림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분기와 2분기 달러-원 전망치(평균)를 각각 1,440원과 1,410원으로 제시했다. 2분기에는 1,380~1,430원 범위에서 움직이며 1,300원대로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무라 역시 당초 오는 5월 말 달러-원이 1,500원에 도달할 것으로 봤으나 그 확률이 이전에 비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는 트럼프의 취임 직후 관세 부과 여부의 불확실성, 중국 부총리의 취임식 참석이 중국의 신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 시장의 달러 매수 포지션이 여전히 과도한 점 등 단기 리스크가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1분기는 조정…멀리 보면 달러 강세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110을 돌파했던 달러 인덱스가 108선 초반대로 떨어지면서 달러화 강세의 힘이 확실히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1분기 동안 달러화 강세의 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의 외환딜러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재정정책이나 금리 인하 등 달러 약세 쪽으로 기대하는 심리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지켜보자는 심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와 시진핑 통화 관련해서 실무자 회담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원화에 추가적인 긍정적인 재료로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딜러는 원화 악재나 달러 강세 쪽은 다 반영된 분위기여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이 집행되는 걸 보면서 시장이 방향성을 판단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1분기에 달러화가 조금 쉬어가는 장이 되겠지만 이후에는 환율이 다시 오르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성장률 격차 등 원화 약세 펀더멘털이나 달러 강세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관세 부과 카드가 남아있는 한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 강세가 만만찮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분명한 것은 관세 부과가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무역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감세 연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관세가 가장 매력적인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안에 관세 부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적정 달러-원 환율 고려시 어제 새벽 2시 종가 1,440원은 2%가량 과대 평가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단기에는 그만큼 하락 여력이 있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원 장중 저점이 1,432.90원인 것을 고려하면 저점은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백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완급 조절로 당장은 되돌림이 나올 수 있지만, 멀리 보면 달러 강세는 만만치 않으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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