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지속에 회의론…"트럼프 관세 발언의 허와 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에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강세에 제동이 걸렸다.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혔던 미국의 추가 관세 경계가 완화되면서다.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실행 가능성을 주시하며 판단하고 있다"며 "일부 금융기관들은 달러 매도를 권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리소나홀딩스의 이구치 게이이치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에 실제 발언 내용은 놀랍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21일 오는 2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주장해왔던 60%의 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인만큼 시장에선 관세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 강세, 관세 실현 여부에…가능성↓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월 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20%로 전망했다.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내로 멕시코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실행되지 않았던 사례를 언급했다.
실제로 외환 시장에서는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였던 통화에 대한 매수세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2)에 따르면 달러-위안(CNH) 환율은 트럼프 취임 당일인 지난 20일 7.2594위안까지 밀리며 1.16%까지 낙폭을 키웠으며 전일에도 7.2495위안까지 저점을 낮췄다. 한때 7.3위안대까지 올랐던 흐름이 반전되며 위안화 강세가 나타난 셈이다.
미국의 추가 관세는 달러화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인 스콧 베센트는 지난 16일 "10%의 일률적 관세를 적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환율이 4%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클레이스 증권은 일률적 10% 관세가 통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복 관세 시나리오와 비보복 시나리오를 평균적으로 계산했을 때 멕시코 페소는 달러 대비 12%, 일본 엔은 11%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날 일괄 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만큼 관세가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SMBC닛코증권의 노타니 타쿠미치 외환트레이딩그룹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관세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을 것"이라며 일률적 관세보다는 무역 불균형이 있을 경우에만 관세를 올리는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달러 하락 전망도 부상
달러 약세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미국의 관세 강화와 재정 확대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달러에 대한 스탠스를 기존의 '중립' 입장에서 '달러 매도 권고'로 입장을 바꿨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현재 155엔대에서 145엔대로 10엔 정도 밀리며 엔고-달러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 흐름을 보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달러 매수세로 2024년 9월 말 100에서 올해 1월 13일 110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즈호은행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투기세력(비기업 부문)의 주요 8개 통화 대비 달러 매수 포지션은 지난 14일 기준 약 346억 달러로, 2019년 5월 이후 약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불어났다.
이는 달러 매수 쏠림 현상이 가파르다는 신호로 이후 시장이 매도세로 돌아설 경우 약세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관세 외의 요인도 달러 강세를 억제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실행하지 않으면 달러가 약세 방향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로 관세가 현실화되면 달러가 급등할 위험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에 휘둘리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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