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美 재정정책 경계심 고조…"10년물 5% 안착" 전망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채권시장이 트럼프 정권의 재정정책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매체는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재발을 우려해 미국 장기금리(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8년 만에 5%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지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취임 연설에서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만들기 위해 외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와 관련해 언급한 것인 이 한 문장으로, 초과근무수당 비과세 조치, 올해 말 만료되는 개인소득세 감면 연장·영구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대통령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반영한 첫날 메시지는 예상대로였다"고 평가했다. 21일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한때 전주말 대비 약 0.1%포인트 낮은 4.53%로 하락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 압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10년물 금리는 작년 9월부터 취임식까지 0.9%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레이건 정권 이후 정권 출범 시기에 10년물 금리는 평균적으로 횡보세를 보였었다.
매체는 미국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 호조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은 인플레이션 재확대와 미국 재정 악화로 연내 10년물 금리가 5~6%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0년물 금리가 5%대에 정착하면 리먼 사태 이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 되는 셈이다.
시장이 이처럼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에 약속한 감세와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보수 강경파가 주창하는 재정 개선이 양립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건전성 여부를 전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벤트가 몇가지 있다고 말했다. 우선 2월 이후 예산교서 등 '3대 교서'(연두교서, 예산교서, 경제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정권 운영 방침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의 임시 예산안은 3월14일 기한을 맞는다. 그 전에 본격화하는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안 심의도 이목을 끌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부채한도 문제에 부딪치는 시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재무부는 자금조달을 위한 특별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는데, 연내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한도를 폐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도 확대나 일시 중단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미국 국채는 디폴트를 맞게 된다.
이는 미국 국채 신용등급 강등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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