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장기물 약세 속 스티프닝
트럼프, 연준 직접 언급은 안해…"미국서 제품 안 만들면 관세" 위협
연속 실업보험 청구건수, 2021년 11월 이후 최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은 상승하고 중장기물은 하락하면서 엇갈린 양상을 나타냈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금리 인하 압박 카드를 꺼낸 여파에 단기물은 강세로 반응했다. 장기물은 유가 인하까지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낙폭이 약간 축소되긴 했으나 방향이 달라지진 않았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3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3.60bp 오른 4.637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2850%로 같은 기간 1.5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700%로 5.30bp 높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30.10bp에서 35.20bp로 확대됐다. 이틀째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 오전 장 후반께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날의 최대 재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며 "유가가 내려가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유가가 내려오면 나는 즉각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도 금리는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수익률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전해지자 4.3% 선 아래로 내려왔다. 한때 4.2780%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 초반 4.6650%까지 오르기도 했던 10년물 금리는 트럼프 발언에 4.65% 밑으로 후퇴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하락 반전한 뒤 1% 이상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WTI는 5거래일 연속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여러분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여러분의 권리이지만, 매우 간단하게, 여러분은 다양한 금액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장 초반 미 노동부는 지난 18일로 끝난 일주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이 22만3천명으로 전준대비 6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2만명을 웃돈 결과다.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11일까지 집계된 주간 연속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189만9천명으로 전주대비 4만6천명 급증했다.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직전주 수치는 185만9천명에서 185만3천명으로 6천명 하향 수정됐다.
국채금리는 주간 실업보험 발표 직후 하락하는 듯했으나, 이내 장기물 중심으로 빠른 반등 양상이 나타났다. 10년물 금리는 오전 장중 일중 고점을 찍었다.
산탄데르 US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캘리포니아 산불의 영향으로 최근 수치에 약간의 상승세가 나타났을 수 있다"면서 "이 상황으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여파가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이고, 이번 주 남부에서 발생한 역사적인 눈보라도 이번 주의 수치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후텐 이코노미스트는 "해고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연속 실업보험 청구 수준은 채용 속도가 느린 점 등 다른 노동시장 지표에 부합한다"면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다소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 오후 1시 실시된 20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익률에서 낙찰됐으나, 세부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입찰에서 10년물 TIPS의 발행 수익률은 2.243%로 결정됐다. 직전 입찰인 지난해 11월의 2.071%에 비해 17.2bp 높아진 것으로, 지난 2009년 1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다.
응찰률은 2.48배로 직전 입찰 때의 2.35배에 비해 높아졌다. 이전 3회 평균치 2.39배도 웃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bp 남짓 웃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로, 시장에선 이를 두고 보통 '테일'(tail)이 발생했다고 지칭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4분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5%로 가격에 반영했다.
상반기 내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34.6%에서 33.0%로 약간 낮아졌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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