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외환분석] 美 관세 폭탄…연휴 후 변동성 주의보
(서울=연합인포맥스) 31일 달러-원 환율은 설 연휴 기간 누적된 글로벌 달러 강세를 반영해 급등 출발이 예상된다. 엿새간의 휴장 동안 글로벌 외환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매파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연속 금리 인하,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발언까지 더해지며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
다만 미국 국내총생산(GDP) 부진과 달러-원 1,450원 심리적 저항선,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 출회 가능성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라는 강력한 변수 앞에서 네고 물량의 방어력이 주목된다.
◇ 달러 강세 풀(Full) 세트…환율 급등 불가피
연휴 기간 중 달러-원 환율 상승을 자극할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다.
가장 큰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다. 그는 캐나다,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공언하며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08선을 돌파하며 시장에 관세 공포를 각인시켰다. 달러- 캐나다달러 환율은 5년내 최고치인 1.459달러까지 올랐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보편관세를 2.5%부터 단계적 인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트럼프는 이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을 주장했다. 나아가 중국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이 미국을 이용해왔다며 관세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관세 관련 질의에 일관되게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보편 관세 부과 시점은 "행정명령에 명시된 대로 올해 4월"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트럼프는 취임 당일 상무부에 미국 기업에 불공정 과세를 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해 4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선별 관세(targeted)보다 보편 관세(acroos the board)를 선호한다고 밝힌 러트닉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도 예정대로(2월 1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결정 역시 달러 강세를 가속화했다. ECB는 4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 압력이 심화됐다.
여기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發 기술주 충격, FOMC의 매파적 기조, 독일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달러 강세 흐름을 더욱 공고히 했다.
다만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둔화는 달러 강세에 제동을 걸었다. 성장률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미국 나홀로 호황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연율 2.3% 성장에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 2.6%와 직전 분기 3.1%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성장세는 둔화됐으나, 소비자 지출이 연율 4.2% 증가해 예상을 상회한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 네고 물량은 얼마나…日 도쿄 CPI 주목
환율 급등을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은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40원대 후반까지 상승한 환율 수준은 수출업체들에 매력적인 매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간밤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445.80원에 마감했다. 이를 반영한 환율 급등이 불가피하나 네고 물량 규모에 따라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수입업체들은 환율의 추가 상승보다는 안정을 기대하며 결제 시점을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휴 직전 발표된 HD한국조선해양의 3조7천억원 규모의 수주 물량이 아직 환헤지되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은 네고 우위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장중에는 일본 통계청이 발표하는 도쿄의 1월 물가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쿄 물가는 일본 전체 물가보다 수주 앞서 발표되어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2.5% 상승이 예상된다. 직전 월은 2.4% 상승을 기록했다.
히미노 로조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전일 연설에서 최근 금리 인상에도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전망에 부합한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장 마감 후에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주목된다.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2%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전월의 0.1% 상승을 웃도는 수준이다.(금융시장부 이규선 기자)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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