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각국 통화정책 차별화 다시 경계하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 주요국 통화 약세 흐름에 대한 경고음이 다시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로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주변국이 금리인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는 상황이라면 달러 강세 기조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설 연휴를 지나는 동안 달러인덱스는 108.17대로 지난 27일 저점인 106.85보다 상승했고, 달러-원 환율도 1,450원대로 지난 24일 1,431원대에서 20원 이상 튀어 올랐다.
설 연휴로 휴장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력이 가중되고, 딥시크 충격에 따른 미 증시 조정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
이와 함께 각국 통화정책 격차도 공고한 미 달러 흐름에 한 몫했다.
최근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력에도 미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연준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25bp 인하했다. ECB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장중 고점인 1.053달러대에서 이날 1.037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유로화가 달러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는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미 연준의 금리인하 행보는 오는 6월쯤에 다시 재개될 것으로 기대됐다.
DB금융투자는 "연준의 2단계 금리인하 사이클은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신중 모드"라며 "불확실한 정책 환경 속에서 금리인하 사이클이 길게 늘어질 위험이 높고, 다음 인하는 6월로 예상한다"고 봤다.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폭이 제한됐지만 위안화는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에 나서고, 미국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리면서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로 하락한 후 지지됐다. 일본은행은 다른 나라와 달리 금리인상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어 엔화 약세가 제한적인 양상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한때 7.30위안대로 상승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의 충격으로 미·중 갈등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는 성장률 하방 위험은 물론 향후 트럼프 정권의 관세 압력에 따른 무역 영향을 반영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엔화, 위안화에 동조하는 흐름을 이어온 원화는 이들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경우 약세 압력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성장률 하방 위험, 국가 신용등급 우려까지 불거지면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와 함께 환율 상승을 부추길 여지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책 당국이 성장 우려보다 외환 불안 방어를 최우선시하는 정책을 하면서 원화 환율 상승세가 다소 꺾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트럼프의 아시아 관세 정책과 한국에 대한 특정 관세 부과 여부, 위안화 약세 동조화 정도 등이 향후 원화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BofA는 한은이 올해 2월 25bp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책 당국은 정치 불안으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IM뱅크는 이날 FX보고서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인상 발표 예정 소식 및 대중국 관세 부과 검토 소식으로 통상 정책 불확실성 확대와 이에 다른 신흥국 자산시장의 외국인 투자 매도세 확대 등은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환율 상단이 제한되는 요인으로는 수출업체 네고 및 최근 중공업 대규모 수주 소식과 연휴 기간 환율 급등에 따른 당국 미세 조정 경계감을 꼽았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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