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안 속 佛·韓 조달은 차이…산은, SSA 잡은 비결은
등급 강등에 출렁이던 프랑스와 대조
FRN으로 아시아 투심까지 겨냥…긴장감은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외화 채권 발행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을 시작으로 한 외화채 발행에 한국산업은행의 정부·국제기구·기관(SSA) 채권 조달까지 더해지면서 초우량 투자기관의 신뢰 또한 확인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아시아 SSA 투자자를 겨냥한 트랜치(tranche) 구조로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을 보완하면서 조달을 무사히 마쳤다.
◇정치 불안 휩쓰는 글로벌 시장, 한국물은 선방
3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이날 한국산업은행은 3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를 발행한다.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선 결과다.
산업은행은 한국의 정치 불안에도 SSA 채권 발행세를 이어갔다. 초우량 투자기관 중심인 해당 시장에서 조달을 마무리하면서 안정적인 발행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발행사로는 처음으로 SSA 시장에 진입한 후 입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정치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의 경우 차환을 위해 공공기관 등이 SSA 채권을 발행하려고 했으나 규모를 맞추지 못해 물량을 줄이는 등의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정치적 이슈로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프랑스와 달리 한국물은 비교적 선방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물론 프랑스 역시 채권 발행이 가로막힌 건 아니다. 지난달 프랑스 개발청(AFD)은 10억달러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을 찍어 지난해 9월 이후 프랑스 공공기관으로는 첫 달러채 조달을 마치기도 했다.
더욱이 한국과 프랑스는 국가 신용등급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정치적 혼란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무디스가 'Aa2' 등급을 'Aa3'으로 강등했지만, 한국은 'Aa2'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엇갈리면서 조달 여건도 뒤바뀌었다. 연합인포맥스 'CDS Premium 추이'(화면번호 2498)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5년물 기준 한국과 프랑스의 CDS 프리미엄은 각각 33.99bp, 36.24bp 수준이었다.
다만 한국 역시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정치적 혼란 장기화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국가 신용등급 사수를 위한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투심 제한 기류 속 아시아 포섭으로 대응
한국산업은행의 SSA 채권 발행이 수월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한국물 발행사들 역시 정치 불안 등을 이유로 신규 투자 등에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글로벌 기관들을 마주하고 있다.
SSA 발행시장의 경우 투자자층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투자 심리 위축이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다양한 지역의 SSA 투자자를 사로잡는 방식으로 보완에 나섰다. 특히 이번에는 아시아 SSA 투자자 포섭에도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통상 SSA 시장의 주요 투자 기관이 미국과 유럽인 터라 해당 지역을 주시하던 데서 한발 넓힌 행보다.
이는 트랜치 구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산업은행은 트랜치를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과 5년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나눠 각각 9억달러, 12억달러, 9억달러어치 찍기로 했다. 통상 단일 트랜치를 택하는 SSA 채권과는 차이를 보이는 구조로, 아시아 SSA 기관의 투자 선호도를 반영해 FRN을 더했다.
5년물 FRN에 대한 아시아 기관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FRN의 81%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몫이었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투자자 확보에도 공을 들이면서 투자자 측면의 SSA 시장 확대 또한 뒷받침한 모습이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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