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록으로 본 한은 시각…"금리 상방·환율 하방 위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집행부가 국고채 금리 및 달러-원 환율의 향방에 대해 시장과는 다소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5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은 집행부는 국고채 금리의 경우 시장의 전망보다는 상방 위험이, 달러-원은 하방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수급받을 상방위험 거론…"수급 부담 반영 덜 해"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은 집행부는 상반기 수급 요인에 따른 국고채 등 시장 금리의 상방 위험을 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상반기 중 중단기물 중심의 국고채 초과공급이 국고채 금리의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장참가자의 기준금리 및 국고채 금리 전망경로가 올해 전 기간에 걸쳐 하향 조정된 배경"을 집행부에 물었다.
한은 집행부는 "국고채의 만기별, 시기별 발행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추경 시기 및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는 점에서 국고채 수급상황은 시장참가자의 금리 전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12월 이후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진 것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른 위원도 "관련 부서가 올해 상반기 중 단기물 중심의 국채 초과공급으로 국채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면서 "수급여건 개선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아울러 동 방안이 작년 말 정한 올해 상반기 중 통화안정증권 발행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나"고 물었다.
집행부는 이에 대해 "정부는 재정자금 운용계획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탄력적 대응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발행 시기, 만기물별 비중 등의 미세 조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서는 통안채 발행 한도를 조정할 필요는 없어 보이며, 필요시 RP매매 등 여타 수단을 활용하여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기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묶여 있겠지만, 중장기 금리는 수급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사이클 마무리 인식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초우량 회사채 금리도 수급상 이유로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은 집행부는 "국채발행 증가는 국채금리 상승, 신용물 수요 구축 등을 통해 신용채권 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올해 보험사가 규제 비율 충족 등을 위해 장기국채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신용채권의 수급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집행부는 "올해 초우량채 및 회사채의 발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려우나 상반기 중 이들 채권의 만기도래 규모가 작지 않아 특정 시기에는 공급 측면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하반기 시장 예상보다 낮을 수도
한은 집행부는 달러-원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의사록을 보면 일부 위원은 글로벌 투자은행이 미국 신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인한 엔화와 위안화의 약세 가능성, 거주자 해외 증권투자 및 직접투자의 추세 등을 근거로 올해 달러-원이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의했다.
한은 관련 부서는 이에 대해 "다양한 환율 상승요인이 상존하지만,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일방적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중국 정책당국의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이 있는 데다 외환수급 측면에서도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외화유입 및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회수 규모 축소 가능성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은 집행부는 이에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달러-원 환율이 일부 투자은행의 전망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집행부는 또 미국이 개별 국가에 대한 통화 절상 압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2플라자합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한은은 "현재 달러지수는 과거 플라자합의시 보다는 크게 낮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시와 비교하면 약 20% 정도 높은 상태인데, 미국이 달러 강세 정도를 약화하고자 한다면 과거와 달리 신정부가 개별 국가들을 상대로 절상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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