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금 환헤지는 윈-윈…위험 관리가 본질"(종합)
환헤지는 불확실성 대비 보험…환율 상승 우려는 부차적
외환보유액 4천억달러 하회해도 당국 시장대응 여력 충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환헤지의 본질은 위험관리라고 강조하며 국민연금과의 외환(FX) 스와프 협력이 양 기관에 모두 이롭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환헤지 이후 환율 상승에 따른 기회비용 논란에 대해서는 '위험 제거'라는 본래 목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봉현 한은 외환시장팀장은 7일 '우리나라 해외투자와 환율'를 주제로 한 제986회 한은금요강좌에서 "환 위험 관리비용은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료로, 환율변동에 따른 기대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환위험관리 10계명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금요강좌는 최근 국민연금의 환헤지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열렸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환헤지가 환율 상승을 제한하겠지만 수익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환헤지는 환율 안정에 도움을 주는 차원이 아니고 연금 입장에서도 할 유인이 크다"라며 "여러 오해가 많아 한은 금요강좌에서 해외투자와 환율에 대해 대국민 설명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봉현 팀장도 이날 강좌에서 "환헤지 이후 환율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이러한 사후적 평가보다는 환차익을 확정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헤지 이후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기회 비용을 문제삼기보다는 환위험 제거 이후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환헤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덧붙였다.
환헤지 방식은 선물환 매도와 외환스와프 거래가 대표적이다.
선물환 매도는 사전에 정한 환율로 미래 일정 시점에 외화를 팔기로 약정한 거래다.
외환스와프 거래는 계약환율에 따라 원화를 주고 외화를 받은 뒤, 일정기간 후 최초 계약시점에서 정한 선물환율에 따라 외화를 주고 원화를 받는 거래다.
한은은 국민연금과 FX스와프 계약을 통해 연금의 환헤지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주가와 달러-원 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투자 손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어 환헤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백 팀장은 "과거에는 해외 주가가 하락할 때 환율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러운 헤지 효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주가 하락 시 환율도 함께 하락하면서 손실이 중첩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 한도를 6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 9월 100억달러에서 약 6.5배 증가한 규모다.
백 팀장은 "한국은행은 국민연금의 환헤지에 따른 시장실패를 방지하고, 외환파생상품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외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환헤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양 기관은 윈-윈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금 등과 같이 해외투자자산 규모가 크고 투자 기간이 긴 기관투자자의 경우 사전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 환 헤지를 통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해외 신규 투자 시 한은과의 FX스와프를 활용하면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백 팀장은 보유액이 감소하더라도 당국의 시장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이지만 만약 국민연금의 스와프로 외환보유액이 4천억달러를 하회하더라도 외환당국의 시장 대응에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2011년 말 1,034억달러에서 2024년 9월 말 9,969억달러로 약 10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개인의 해외투자도 크게 늘어 2020년 이후 개인의 연평균 투자규모(154억달러)는 2010~2019년(24억달러) 대비 약 6배 이상 증가했다.
백봉현 팀장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외화 수요 압력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면서도 "반대의 측면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해외증권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원화가 필요해 주식을 팔고 들어올 경우 환율 하락 압력이 될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는 환헤지형 ETF나 환헤지형 펀드에 투자하거나, 통화선물·통화옵션 거래를 통해 환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백 팀장은 설명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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