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이제 남의 일 아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관세 부과 이슈를 살피며 외국인의 추이에 따라 등락하겠다.
조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철강협회(AIS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에 이은 4위의 대미 철강 수출국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이틀 내 상호 관세도 부과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예고된 철강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이제 앞으로의 관건은 우리나라가 상호 관세 대상국으로 먼저 포함될 것인지,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것인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를 예고하면서, 자동차 관세에 대해서 콕 집어서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부과된다면 관련 충격으로 달러-원 환율은 또 한 번 눈높이를 크게 높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별 관세 부과가 무역집중국인 한국과 일본, 멕시코 등의 환율에 영향을 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각국의 기준 환율을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10월 28일 환율로 삼고, 품목별 관세 부과시 환율의 내재된 조정 가능성을 분석했다.
이중 자동차에 30% 관세를 매기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이 1,533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 환율이 1,384원인데, 자동차 관세 부과로 인한 환율 변화가 10.8%에 달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구체적 숫자는 차치하더라도 1,500원을 향해 강한 상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자동차뿐 아니라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도 이미 예고된 바 있는데, 환율에 미치는 영향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 앞두고 이같은 관세 이슈와 그에 따른 환율 불확실성이 거론되는 상황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앞으로 2주 간 자동차 혹은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실제로 발표된다면 단기적으로 환율에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1,440원대에서 등락하다가 전일 1,450원대로 소폭 올라섰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지난밤 1,449.8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8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51.20원) 대비 0.40원 오른 셈이다.
전일 외국인은 국채선물에 대해 뚜렷한 방향성 없이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최근의 순매수 행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인식도 나온다.
1월 금융통화위원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외국인은 큰 틀에서 국채선물 순매수 추세를 이어온 바 있다. 가끔 순매도한 날도 있었지만, 이틀 연속 끌고 가지는 않았다.
지난 6일 장 마감과 맞물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금리 인하에 대해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추세가 바뀌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듯하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7일과 10일 2거래일 간 3년 및 10년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도했다.
2월 금통위에 대한 베팅 등이 바뀐 것인지 당분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간밤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했음을 나타내는 지표가 또 한 번 발표됐다.
뉴욕 연은의 올해 1월 소비자기대 설문(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전달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5월(3.0%)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개월째,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개월째 각각 3.0%를 나타냈다.
지난주 후반에는 미시간대의 2월 소비자설문에서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4.3%로 전달보다 1.0%포인트나 높아진 바 있다.
이날 정오경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KDI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으나, 그간의 대내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1%대 성장률로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
마침 전일 KDI는 경제동향 2월호에서 정국 불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두 달 연속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일본은 '건국기념일'으로 휴장한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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