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韓통화정책②] 제동 걸린 연준…한은에도 장애물
  • 일시 : 2025-02-14 09:25:13
  • [트럼프와 韓통화정책②] 제동 걸린 연준…한은에도 장애물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점점 더 더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상반기 내내 금리가 동결 가능성을 60%로 반영하고 있다.

    최신 물가지표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깜짝 상승'을 나타내자 이를 반영한 결과다.

    최근 경제지표는 미 경제가 여전히 강하고 견조함을 나타냈다. 1월 고용보고서의 경우도 실업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고용시장이 식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들도 대체로 관세 우려 등을 반영해 눈에 띄는 수준으로 상승한 바도 있다.

    지표와 상황이 모두 연준의 금리 인하에 제동거는 재료로 작용하는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한은에는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창용 한은 총재가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긴 하지만, 환율 등을 고려하면 연준과 크게 벌어져서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는 한은이 연준과 발맞춰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높은 CPI로 금리 인하 폭이 줄어들면 한국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특히 한국이 미국 대비 더 낮은 기준금리 수준에서 움직여야 하므로 더 제약적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달러-원 환율이 워낙 높은 수준인데,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로 혹여 변동성이 커진다고 하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렇다 보니 빠르거나 큰 폭으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듯하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움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그렇다면 금리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략 연준이 금리 인하 폭을 한번 줄인다고 하면, 한은은 반번 정도 덜하는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내 요인에 대한 고려가 상당히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진일 교수는 "다만 통상 금리를 내릴 때는 어느 나라나 동조화가 덜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과 달리 성장 둔화 우려가 큰 우리나라의 경우 펀더멘탈 상 동조화가 강하기 어렵기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여건까지 고려해서 봤을 때,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은이 안 할 이유는 없어 보이기도 한다"며 "지금은 성장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꽤 큰 상황이기 때문에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 한은이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환율 우려가 커질 수 있는데, 글로벌 달러 강세로 주요국 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면 큰 제약 요인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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