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韓통화정책③] 뉴노멀 된 금리 역전…한계는
  • 일시 : 2025-02-14 09:25:13
  • [트럼프와 韓통화정책③] 뉴노멀 된 금리 역전…한계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물론 시장 금리의 역전 상황이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미 시장 금리의 역전 폭이 사상 최대치 수준으로 넓어지지만 자본유출의 위험이 현재화하지는 않는 등 당장의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양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의 큰 폭 역전 상황이 유지 혹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례적인 여건이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환율의 추가 급등 등 이상 징후에 대한 경계는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대폭 장기금리 역전…자본이탈 없지만 환율 부담 가중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166bp 역전되어 있다. 우리나라 10년물이 2.87%지만 미 국채 10년물은 4.53%가량이다.

    10년물 기준 양국 간 금리차는 1월 중순에는 195bp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의 금리 역전이 진행 중이다.

    금리의 역전 상황도 장기화하는 중이다. 지난 2023년 초부터 시작해서 2년 이상 이어졌다. 양국간 금리 역전이 이제 '뉴노멀'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 됐다.

    특히 트럼프 재선 이후에는 관세 정책 우려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역전 폭이 더 확대됐다.

    외국인 국내 투자 자본의 급격한 유출 등 금리 역전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수지를 보면 투자 패턴에서 적지 않은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 채권 투자는 3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2023년 약 155억 달러의 두배에 육박했다. 2022년 약 50억 달러에 비하면 여섯배 급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약 195억 달러로 2023년의 254억 달러보다 상당폭 감소했다.

    달러-원 환율이 과거 위기 때나 볼 수 있었던 1,400원대 중반으로 올라 등락 중인데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증권은 향후 통화정책 기대가 반영되는 선도금리의 차이가 환율 레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는 "환율이 대외금리차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나 현재 통화정책 기대차만큼 원화 약세가 진행되게 현실"이라면서 "국내 경제 사정은 금리 인하의 필요성 높은 편이나 미국이 금리인하를 기대만큼 실행하지 않을 경우 원화 약세를 추가로 용인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돌다리 두드리듯 가야…하반기는 축소 가능

    전문가들은 양국 간 시장 금리의 역전 폭이 당분간은 넓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도 연준에 강하게 얽매일 필요성은 당장은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자본유출이나 환율의 추가 급등과 같은 위험은 도사리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유연하게 정책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양국 시장 금리 차이가 어느 정도 이상 벌어지면 안 된다는 기준은 없는 것 같다"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정책 기조로 볼 때 상반기는 양국 국채 금리의 차이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관세 등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들이 먼저 진행될 것이고, 우리나라는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볼 수 있는 2.5%까지는 상반기에 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금리를 중립으로 빠르게 내리면서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쪽이 환율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외 정책 요인이 집중되는 상반기 이후 하반기에는 미국과 금리 역전 폭도 축소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일 고려대학교 교수는 "환율이 크게 튀는 것 아니라면 금리차의 확대 자체가 가져오는 부작용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환율도 우려가 컸지만, 달러-원 1,400원대에서도 우리 경제가 큰 문제 없이 버티는 것을 보면 금리차나 환율이 어느 정도 이상이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정해 놓고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양국의 금리가 역전된 환경은 처음인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하 등으로 환율이 급등할 것인지, 자본유출이 발생할 것인지 등은 해 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책 당국이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 이런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인지를 판단해가며 정책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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