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한국물 완판 속 커지는 긴장감…아시아 투심 주춤
  • 일시 : 2025-02-18 10:15:31
  • 연초 한국물 완판 속 커지는 긴장감…아시아 투심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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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찾은 기업들이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의 정치 불안 지속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 역시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국물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치 이벤트가 끝나지 않은 만큼 향후 고조될 헤드라인 리스크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민감도 커진 한국물, 지역별 투심 극명

    18일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종목'(화면번호 4432)에 따르면 지난달 공모 달러화 한국물 발행 규모는 약 63억달러로, 전년 동기(약 99억달러) 대비 36% 줄었다.

    통상 1월은 연초 효과 등에 힘입어 기업들의 외화 조달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설 연휴 등이 이어지면서 예년보다 주춤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북빌딩(수요예측)을 둘러싼 불안감도 커졌다. 글로벌 금융시장 내 한국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면서 외화 조달 등을 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외화채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선 기업 모두가 발행액을 훌쩍 웃도는 주문을 확인했지만 이면은 달랐다.

    북빌딩 초반 경쟁률을 높이던 아시아의 주문 유입세가 이전보다 주춤해졌다. 유럽에서도 매수를 꺼리는 기관들이 나타나면서 일부 발행사는 물량 조정 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다행히 이후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주문이 대거 유입됐다. 이에 다행히 북빌딩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러한 현상은 배정 비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지난달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을 찍은 한 발행사의 경우 해당 물량의 26%만을 아시아에 배정했다. 아시아권 주문이 넉넉히 들어오지 않은 여파였다. 1년 전인 2024년 연초 조달 당시 3년물 FXD의 49%를 아시아에서 가져갔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한국물 전반적으로 아시아 주문이 급감해 북빌딩에 나선 발행사들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리적 거리 등으로 한국 정치 상황을 크게 체감하지 않는 미국과 남미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발행이 마무리된 경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치 리스크 여전, 트럼프 부담도 불가피

    기관들의 대규모 자금 집행이 이뤄지는 연초부터 녹록지 않은 투자 심리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향후 발행물의 성패에도 관심이 쏠린다. 달러채는 '135일룰' 등으로 한동안 발행이 주춤해진 후 내달 말부터 다시 줄을 이을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연초에는 AA급 국책은행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외화 조달이 이뤄졌다. 연초 효과에 높은 신용등급까지 보유한 터라 한국 정치 리스크의 파장을 비교적 비껴갈 수 있었다.

    다만 공기업은 물론 시중은행과 민간기업 등 다수의 기업이 2분기부터는 외화 조달에 나설 수밖에 없다. 앞서 국내 주요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드러날 불확실성을 피해 발행 시점을 2분기로 미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외화 차환 물량도 늘어나는 터라 조달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 불안이 이어지는 만큼 이는 투자 심리에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탄핵과 재판 등을 두고 한국 소식이 다시 헤드라인에 자리 잡게 될 텐데 이러한 정치적 소용돌이는 한국물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도 변수다. 외화채를 찍는 국내 민간기업 대부분이 관세 부과 등에 민감한 업종이다. 글로벌 투자자 역시 관세 등으로 인한 한국의 펀더멘탈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데다 트럼프 2.0에 무방비 상태인 점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악화하는 듯하다"며 "연초 다른 나라 발행물과 비교해도 한국 딜의 민감도가 좀 더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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