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엔화채 정기 발행사의 귀환…최저 스프레드 비결은
韓 정치 불안, 日 변동성 거뜬
IR로 성장성 강조…민간기업 벤치마크 역할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KT가 6년 만에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 복귀전을 마쳤다. 오랜만의 조달이었지만 일본 투자자들의 신뢰는 굳건했다.
앞서 꾸준히 지속했던 사무라이본드 조달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국내 정치 혼란과 일본의 금리 변동성 속에서도 복귀전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번 조달에 앞서 진행한 두 차례의 일본 IR도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KT는 한국물 엔화채 조달 재개 후 국내 민간기업 공모 사무라이본드로는 가장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해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본 정기 발행사 입지, 매크로 우려 상쇄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을 통해 300억엔 규모의 조달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2년과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233억엔, 67억엔 규모다.
KT는 지난 25일부터 3일간 이번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당시 일본 역내는 물론 역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발행액을 웃도는 주문을 확보했다. 일본 역내외 투자자의 균형 잡힌 참여 속에서 복귀전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일본은 투자자들의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더욱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터라 최근의 정치 혼란 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일본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부담 요소였다. 일본중앙은행(BOJ)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현지 시장의 금리 변동성 또한 커졌다.
대내외적 환경이 출렁였지만, KT의 복귀전에는 무리가 없었다. 다행히 과거 꾸준히 지속했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투자자들의 신뢰 기반으로 작용했다.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 KT에 대한 친숙도가 높았던 터라 6년간의 공백이 무색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KT는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사무라이본드 조달에 집중해왔다. 10여년 이상 주기적으로 일본 시장을 찾아 채권 발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사태 등이 번지면서 한동안 발길을 끊어야 했다. KT의 2019년 발행을 끝으로 한동안 국내 기업의 엔화 채권 자체가 자취를 감췄으나 2022년부터 공모 조달이 재개됐다.
◇공들인 IR, 관심 배가…민간기업 엔화채 주도
오랜만의 복귀전인 만큼 KT는 조달 전부터 일본 투자자와의 소통에 공을 들였다. KT는 지난해 10월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일본에서 IR을 진행했다.
IR에서는 KT의 안정적인 경영성과와 사업구조 개선 및 인력 구조 혁신 등을 통한 수익성 강화 전망을 설명해 이목을 끌었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성도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였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연내 한국 시장 맞춤형 AI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KT가 일본 시장으로의 복귀를 알리면서 국내 민간기업 사무라이본드 조달도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2022년부터 서서히 한국물 공모 엔화채 발행이 재개된 가운데 이번 조달로 국내 민간기업의 스프레드 절감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번 발행물은 한국물 공모 사무라이본드 조달 재개 이후 민간기업물(보증채 제외)로는 가장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스프레드는 2년물과 3년물 각각 토나 미드 스와프(TONA mid swaps)에 40bp, 47bp를 더한 수준이다. 이에 따른 쿠폰 금리는 2년물 1.217%, 3년물 1.367%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2년물 35~40bp, 3년물 45~50bp 수준이었다.
KT는 엔화 채권의 정기 발행사(regular issuer)로 꼽힌다. 과거 KT의 꾸준한 엔화채 발행으로 공공기관과 은행 등의 우량 신용물 중심이었던 한국물 사무라이본드 시장은 한층 확대됐었다.
KT의 국제 신용등급은 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KT에 각각 'A3', 'A-',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다이와, 미즈호증권이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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