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폭풍 매수'에도 엔고 둔화…"쌓이는 엔 급락 마그마"
  • 일시 : 2025-02-28 14:45:53
  • 펀드 '폭풍 매수'에도 엔고 둔화…"쌓이는 엔 급락 마그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엔 환율이 2개월 만에 150엔 아래로 내려선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향후 엔화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켓비트' 칼럼을 통해 "미일 금리차를 기반으로 한 투기적 엔화 강세 압력이 막대한 달러 수요에 상쇄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엔화 강세가 어려워지면 빠르게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엔 매도 마그마'가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쌓여가는 "엔화 매도 마그마"

    특히 현재 막대한 투기적 엔 매수 흐름은 조만간 포지션 청산 움직임에 반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BOJ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는 약 4%에 이른다. 엔 매수 포지션을 보유하면 이 금리차만큼 매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매체는 "이론적으로 외환시장은 금리 차이와 연동되기 쉽다고 하지만 실제로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며 "예를 들어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외국 자본이 유입되지 않으면 통화 가치는 계속 하락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 주간 외환시장에서는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세력의 엔 매수 압력이 유례없이 강해졌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한 투기 세력(비상업 부문)의 엔화 순매수 규모는 6만 계약으로, 거의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엔 매도 포지션을 제외한 순수한 엔 매수 포지션만 보더라도 14만 계약을 초과해 기존 최대치의 1.4배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외환 딜러들은 현재 엔고 진행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현재 149엔대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 25일 148.564엔까지 밀린 이후론 대체로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

    현 수준은 2024년 12월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을 보류하면서 급격한 엔저가 진행되기 전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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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적 변화와 엔저 정당화

    한편 도쿄 외환시장의 구조는 크게 변화했다. 늘어난 거래 주체와 해외 투자로 투기적 엔 매수를 흡수할 만한 달러 수요가 버티고 있는 셈이다.

    이노우에 요시야스 도쿄외환시장위원회 의장은 "과거에는 수출입 기업의 수요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생명·손해보험사의 해외 채권 투자, 기업의 인수·합병(M&A) 관련 달러 수요, FX(외환증거금) 거래 등으로 거래 주체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IT 기업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대금과 같은 '디지털 적자'는 10년 만에 3배로 증가해 연간 6조 엔을 초과했다. 또한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를 통한 해외 주식 투자도 증가하면서 투자신탁을 통한 외국 주식 매수 금액이 1월에 1조6천억 엔을 기록해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과거 엔고 시기에 일본 내 생산거점이 감소하면서 엔저가 진행될 경우 수출이 증가해 엔고로 되돌아가는 구조도 약해진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많은 외환 딜러는 "금리 차이를 뒤집을 만큼 달러·엔 수급 구조가 변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엔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엔저 시나리오에 대한 반론도

    다만 엔저 시나리오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일본 내 투자자들이 엔 매수를 본격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티그룹증권의 호시노 아키라 외환본부장은 "1천 조 엔이 넘는 해외 자산을 헤지하기 위해 국내 투자자들이 엔을 매수하면, 엔고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말 기준 일본의 대외 총자산은 1천488조 엔에 달한다.

    일각에선 BOJ의 금리 인상으로 환헤지를 위한 엔 매수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즈의 낙 마사히코 수석 채권 전략가는 "BOJ가 금리를 올리고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금리 차이가 줄어들어 헤지 비용이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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