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외치던' 弱달러' 마침내 현실화…"미국엔 좋지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약(弱)달러' 흐름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나 이는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FX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달러화의 놀라운 하락은 관세가 인플레이션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는 신호"라며 "이러한 제한적인 무역 정책은 미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미국의 성장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달러 가치 하락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미국 통화 가치가 낮아지면 미국 수출업체들이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발표한 후 달러 하락세는 개입 없이도 더욱 가팔라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3거래일 연속 크게 하락해 현재 104 초반대로 밀려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지난 1월 중순 최고점에서 약 5.3%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 관세 정책이 금리를 높이고 통화를 부양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약세 압력을 받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보호무역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이는 금리 인상을 초래해 통화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반드시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달러 하락은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무역 정책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서다.
사라벨로스는 "이번 달러 움직임은 미 행정부의 광범위한 정책 혼란과 예측 불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특히 무역 정책과 정부효율부(DOGE) 주도의 정부 지출 삭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이 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성장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전략가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에게 달러보다 유로와 파운드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예외주의' 서사가 더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최근 유럽 자산이 상승세를 보여 미국 시장의 독보적인 성과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유다.
혼바흐는 "향후 몇 달간 이러한 서사가 더욱 악화된다면, 시장에 다양한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현재 컨센서스 전망은 미국의 성장 우위를 예상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금리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고 봤지만, 이 전망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달러 가치 하락이 트럼프 대통령의 '저렴한 미국 수출품' 전략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동시에 그가 원했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를 유지하는 데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라벨로스는 달러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달러와 위험자산 간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며 저평가된 통화들이 비정상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현상, 그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4%를 넘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 등을 이러한 변화의 징후로 지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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