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환시장 "ECB 내 속도조절 힘 얻어…유로화 추세 전환"
"유로화 과소평가…유로-달러, 1.10달러 진입 여력"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7일 이달 회의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의 속도조절 여지를 내비치면서 유로화가 추세적인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일 ECB는 기준금리를 정책금리를 25bp 인하했다. 올해와 내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1%와 1.4%에서 각각 0.9%와 1.2%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ECB 성명서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간담회는 다소 매파적인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ECB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평가를 "여전히 제약적"에서 "유의미하게 덜 제약적인 수준이 되고 있다"로 수정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이) 의미 있게 덜 제약적으로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금리 인하를 잠시 멈출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정책금리가 중립 수준에 더 가까워져 인하를 멈출 시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서울 환시 참가자들도 ECB가 매파적이란 점에 주목했다.
특히 유로화가 최근 독일의 재정정책 기대감에 급등한 가운데 ECB의 금리 인하 중지 가능성은 강세를 추세적으로 연장할 만한 재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간밤 유로-달러 환율은 1.085달러대를 터치했다. 월초(1.03730) 대비 이달에만 유로화는 5% 넘게 상승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유로화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그동안 유로화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었기에, 잠시나마 유로-달러 환율은 1.10달러대를 시도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재정준칙을 수정하고, 유로존 재정 지출이 늘어난다면 통화완화 필요성은 줄어든다"며 "그 공감대가 ECB 내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자체적인 모델에 따른 유로화의 적정 가치는 1.09~1.10달러로 이미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 강세로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은행의 한 딜러는 "ECB가 연속 금리 인하를 하면서 매파적 신호에 의문이 들 수 있었다"며 "다만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유로화 패리티' 우려를 확실히 덜어주면서 유로화가 강세 추세로 돌아설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원화는 박스권에 갇혔다"며 "미국 비농업 지표를 확인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ECB를 비롯한 유로화 강세 재료가 선반영됐다는 견해도 있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ECB 금리 인하는 예상된 결과였다"며 "통화정책을 덜 제약적으로 가져간다는 발언을 보면 매파적일 수 있으나, 회의 직후 유로화는 좀 약세를 보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는 "ECB 결과는 예상대로 흘러갔다"며 "금리 인하는 대체로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었고, 유로화 강세 재료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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