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주간] 美 경제 정말 괜찮나…CPI '관세' 영향도 주목
파월 "경제 좋다" 낙관했지만…'광의의 실업률' 3년4개월來 최고
소비심리 더 나빠졌을 가능성에 무게…11일부터는 사흘 연속 국채 입찰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0~14일) 뉴욕 채권시장은 미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2일)를 최대 재료로 삼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부작용 여파에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2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에 더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2월부터는 데이터 집계 기간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와 완전히 겹치기 때문에 '정권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이 지난주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며 낙관론을 설파했지만, 경제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시장이 불안감을 쉽게 떨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2월 고용보고서는 선방한 편이라는 평가가 우위를 점했으나 세부 내용 측면에서는 우려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았다. 특히 파트타임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광의의 실업률(U-6)이 급등한 점이 눈에 띄었다.
2월 광의의 실업률은 8.0%로 전월대비 0.5%포인트나 오르면서 2021년 10월 이후 3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적 이유로 인한 파트타임 취업자는 493만7천명으로 46만명 급증하며 2021년 5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광의의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U-3)에 포함되는 실업자에 경제적 이유로 인한 파트타임 취업자와 취업 의사는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실상의 실업자까지 더해 산출하는 지표다. 고용시장의 '약한 고리'를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자주 사용된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9.40bp 상승한 4.3060%를 나타냈다. 7주 연속 이어졌던 내림세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0020%로 0.90bp 상승했다. 소폭이긴 하지만 4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수익률은 4.6010%로 전주대비 11.00bp 높아졌다. 3주 만에 위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30.40bp로 전주대비 8.50bp 확대됐다. 지난달 초 이후 처음으로 30bp대로 올라섰다.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 전망에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이 폭발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을 흔들었다. 유로존 국채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분트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43.31bp 폭등, 통독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을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기 추세선으로 여겨지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지난 2월 고용보고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파월 의장이 낙관론을 피력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는 다소 가라앉았다.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베팅은 큰 변화가 없었다. 어찌 됐든 상반기 중 한 번의 인하가 여전히 유력한 시나리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말까지 누적 금리 인하폭은 70bp 남짓으로 나타났다. 한 주 전에 비해 2bp 정도 확대됐다.
◇ 이번 주 전망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2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 상승률이 0.3%로, 지난 1월(+0.4%)에 비해 둔화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하지만 연율로 환산하면 3.6%를 웃도는 수준이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관세가 물가를 밀어 올리는 효과가 실제 확인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공개된 2월 베이지북은 관세로 인해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일부 보고도 있었다는 내용이 수록된 바 있다.
관세는 투입비용에 먼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CPI 다음날 발표되는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 13일)에서도 관세의 영향이 드러날 수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조사 등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미 기업들의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가 반복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미시간대의 3월 소비심리지수(예비치, 14일)는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둔화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크게 오른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동향도 관전 포인트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2월 소비자기대 설문(SCE, 10일) 결과와 지난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 11일)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지표다. 주간 실업보험 데이터에서는 연방 공무원 감원 여파가 드러나는지를 계속 추적할 필요가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8일부터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에 돌입했다. 침묵 기간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8~19일)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미 재무부는 11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총 1천19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입찰에 부친다. 3년물 58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10년물 390억달러어치 및 30년물 220억달러어치가 그 뒤를 잇는데, 입찰 개시 전에 회사채 발행이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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