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외환분석] 궁금한 것은 미래
  • 일시 : 2025-03-13 08:08:57
  • [오늘의 외환분석] 궁금한 것은 미래



    (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하회했음에도 지지력을 보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부과가 가져올 인플레이션 충격 가능성에 시장이 CPI를 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는 전날 뉴욕장대비 소폭 올라 103.571을 나타냈다.

    달러-원이 미국 CPI에 반응하며 크게 오를 정도는 아니겠지만, 지금 레벨에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만한 재료도 없는 상황이다. 위로도 아래로도 룸이 크지 않다.

    최근 레인지 상단이 1,460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위쪽으로 방향을 잡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1,450원 수준의 달러-원 환율은 최근 고점과 그리 멀지 않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가 간밤 소폭 올랐지만, 중장기적인 달러화 약세 흐름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전날 국내증시에서 코스피가 1.5%나 오르면서 외국인도 순매수를 나타낸 점은 달러-원이 약간이나마 무거운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키운다.

    미국 CPI가 호재는 아니지만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만큼 악재도 아니다. 이 때문에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때까지 시장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의 지속둔화가 확인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올지 볼 수 있는 셈이다.

    전날에는 달러화 약세 흐름도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연기금으로 추정되는 일부 큰 기관의 매도물량이 오후 장에서 다소 출회되면서 달러-원이 약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장 마감 직후 달러-원이 다시 들어 올려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속력 있는 매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미국 CPI, 주거비 둔화에도 관세 영향 품목은 상승

    CPI가 예상을 하회했지만, 시장이 반색하지 못한 것은 트럼프 관세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이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발효했고, 오는 4월에는 보편관세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보편관세 부과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2월 미국의 CPI는 전달보다 0.2%, 전년대비 2.8% 상승했다. 1월에 전월 대비 0.5% 상승한 것에 비하며 대폭 둔화한 셈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2%, 전년대비 3.1% 올랐다. 3.1%는 3년 10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다.

    CPI는 시장 예상치를 0.1%포인씩 하회했다.

    주거비(자가거주등가임대료)는 전달보다 0.3% 올라 월간 지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상승률은 이전보다 둔화했다.

    항공요금(-4.0%), 휘발유 가격(-1.0%)이 하락해 주거비 상승을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시장에는 CPI가 다소 둔화했지만,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낮추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료가 4%나 내렸지만 PCE 물가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담긴 데이터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월 PCE 물가 전망을 상향했다.

    DB금융투자는 소비자지출 모멘텀이 악화하며 항공권과 호텔 숙박료와 같은 재량 서비스 항목 가격 상승률이 크게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세 영향이 인플레이션에 반영되기 시작해 자동차(0.2%)와 가구(0.2%), 의류(0.6%) 등의 내구재 인플레이션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미국 기업들이 비용 증가를 반영해 미리 가격을 올려놨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는 내구재 가격 상승에도 소비자 구매력 감소 영향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4월 보편관세 부과 등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연준 입장에서는 최대한 기다리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틀 전만 해도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50%에 육박했지만, 이날 CPI 발표 후 20%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 캐나다·EU는 보복관세…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은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발효하면서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EU는 260억유로(약 41조원), 캐나다는 298억캐나다달러(약 30조원)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 물리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물론 보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중국산 제품에는 10% 추가 관세를 물린 데다 이달에는 이를 20%로 올리기도 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도 집중 관세 타격 대상이다.

    백악관이 2월 CPI 둔화에 반색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 둔화"라고 얘기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도리어 냉담하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의 세부 내용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에 반격하고 있는 접경지 쿠르스크주에서 회의를 열었다.

    러시아 서남부에 위치한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기습 공격에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영토를 점령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침공 이후 처음이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수일 내에 합의가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종전 합의가 이뤄지면 유로화의 반등과 함께 원화에도 일부 온기가 퍼질 수 있다.

    이날 아시아 장중에는 호주에서 브래드 존스 호주중앙은행(RBA) 부총재 발언이 나온다. 또한 뉴욕장에서는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2월 PPI가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448.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51.00원) 대비 0.05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정선미 기자)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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