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트럼프 관세, 성장·물가 하방 압력…금융시장 영향 제한"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국내 성장과 물가에 대한 하방 압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3일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지난해 전망보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조기에 높은 강도로 시행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글로벌 및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진행했는데, 주로 대중국 및 여타국에 대한 관세율과 상대국의 대응 강도에 따라 구분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중국에는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여타 무역적자국에 대해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 등으로 내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한다는 가정이 반영됐다.
이를 기준으로 관세 강도에 따라 낙관 시나리오와 비관 시나리오로 구분했다.
우선 글로벌 경제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실물경로, 금융경로, 불확실성경로 등을 통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시보다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과 내년 각각 0.1%포인트(p)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이보다 각각 0.1%p, 0.4%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에는 대미수출 감소, 교역둔화에 따른 여타국 수출 감소,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대한 하방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시보다 0.1%p 및 0.2%p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이보다도 각각 0.1%p, 0.4%p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에 대해서는 올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봤다. 성장 둔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축소와 그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면서 내년으로 갈수록 성장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이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는 0.1%p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는데, 비관 시나리오상으로는 그보다 0.3%p 낮아진다는 추정이다.
이같은 관세 정책이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정책이 국내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이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해 국내 주가와 장기금리가 이미 상당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주가의 경우 이미 장기평균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조선·방산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업종의 실적개선 기대가 높은 점도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기금리의 경우도 기준금리 인하기대를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고, 금리인하 국면 후반부로 갈수록 기대단기금리의 상방 압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국고채 공급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점 등 수급요인도 금리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국고채 발행계획을 통해 상반기 발행 비중을 55~60%로 예고한 바 있다.
다만 향후 관세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무역분쟁이 확산 또는 장기화되는 경우 주가의 상승흐름이 되돌려지면서 상당기간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국고채 금리도 추가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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